모텔 투숙에 안마시술소 버젓이 출입…일반병이 상상할 수 없는 특혜(?)…軍 이미지 실추로 연예병사 존폐기로
요즘 ‘연예인+군대‘가 큰 뉴스다. 군대를 콘텐츠로 하는 방송예능물은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반면 연예인이 실제 국방의 의무를 실천하는 연예병사의 모습은 전국민적인 지탄을 받고 있다.
연예인이 부대에 들어가 현역 병사들과 함께 훈련을 받고 군 체험을 하는 MBC ‘진짜 사나이’와 군을 소재로 하는 시트콤 Tvn ‘푸른 거탑’이 군 이미지까지 긍정적이고 친근하게 해주고 있다면 SBS의 보도로 알려진 연예병사의 실태는 좋아진 군 이미지를 크게 깎아먹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5일 연예병사 중 일부가 심야 시간에 안마시술소를 출입하는 모습을 담은 ‘연예병사들의 화려한 외출’ 편을 방송한 SBS ‘현장21’이 오는 2일에는 국방부의 총체적 관리부실을 보도할 예정이어서 사태의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게다가 군이 우월적 지위를 내세워 연예병사의 지식재산권을 국방부가 넘겨받아 이를 근거로 수익사업을 벌여 또 다른 논란을 빚고 있다.
▶연예병사 보도가 즉각적 국민적 공분 이어진 이유=연예병사의 실태가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마자 전체 연예병사의 모습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즉각적인 반응이 나왔다. 해당 연예병사는 근무지 이탈, 군보안규정 위반, 군인의 성매매 문제 등 적지 않은 규정을 위반해 놓고도 취재진에게 잡아떼고 급기야 취재진의 팔을 꺾는 모습까지 보였다. 이 보도는 영상이 동반되는 방송용으로는 효과 만점이었다. 금세 시각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문제가 된 세븐과 상추 등 연예사병들은 지난 21일 춘천에서 열린 ‘위문열차’ 공연에 참여한 뒤 심야에 숙소를 이탈했다. 다소 선정적이었지만 완벽한 SBS ‘현장21’의 취재였다.
출연자들은 우리가 모두 아는 연예인인 세븐과 상추였고, 여기에 연예병사들의 취재진 따돌리기는 다소 싱겁게 끝나기는 했지만 추격전 등 볼거리까지 갖춰 다큐와 예능적 요소가 완벽하게 결합했다. 재미와 긴장을 동시에 갖춰 즉각적으로 국민적 공분이 일어난 것이다. 비하인드스토리지만 ‘현장21’팀이 완벽하게 취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팀 취재진에 국군방송 ‘위문열차’ 출신 작가가 있었다는 점이다. 취재팀은 연예병사의 내부정보를 소상하게 파악하고 있었고 출연진의 동선까지 알고 취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군대에서의 특혜는 절대 용납 안돼=연예병사의 실태 보도는 국방부 장관의 사과와 연예병사의 존폐문제로까지 비화됐다.보도 직후 국민 2118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는 74.7%가 연예병사를 폐지하는 데 찬성했다. 국방부 측은 진상을 엄중하게 조사해 연예병사 관리 문제를 자세히 파악한 후 존폐 여부를 발표하겠다고 하지만 대중정서는 폐지를 원하고 있다. 연예병사가 원래 취지인 사기를 진작시켜주지 않고 큰 실망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연예병사 16명이 모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이준기는 연예병사 시절 후배에게 까다롭게 대했지만 주말에도 뮤지컬과 연극을 소화하는 등 빡빡한 일정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 군 복부 때 연예병사로 보직변경한 싸이도 연예병사를 잘했다고 전해졌다. 하지만 지금 연예병사를 잘 마친 연예인의 이야기는 ‘실드’(보호막)밖에 안된다. 그만큼 국민 감정이 악화돼 있다는 말이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연예병사가 일반병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특혜를 받는다는 것이다. 어떤 직업이건 군대에 오면 모두 ‘군인’이 된다. 하지만 연예병사들은 군인이라기보다는 연예인에 가까웠다. 연예사병이 근무를 마치고 인근 부대가 아닌 모텔에 투숙하는 것만으로도 위험한데, 밤에 술을 먹고 휴대전화를 사용했으며, 심야에 안마시술소를 들락거려도 관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완전히 민간인이었다. 이들은 군대의 관리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볼 정도로 큰 혜택을 누리고 있었다. 군대에 있다 보면 부대원이 합당한 이유 없이 훈련 열외만 받아도 기분이 좋지 않은데, 이렇게 대놓고 특혜를 받는 병사가 존재한다면 묵묵히 근무하는 군인들의 박탈감을 이해시킬 명분을 잃게 된다.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도 특혜 받는 연예병사들의 모습을 보면서 기분이 좋지 않았을 것이다.
▶연예병사,17년 전 문선대로 회귀할까=이미 국정감사에 제출된 자료를 통해 연예병사들의 외박일수가 유독 많고, 비의 외출 외박 특혜 및 규율 위반으로 ‘홍보지원대원 특별관리지침’이 만들어졌는데도 관리가 되지 않은 것이 드러나 대중을 더욱 화나게 했다.
또 하나 문제를 확장시킨 것은 국방홍보원의 초기 어설픈 대응이었다. 국방홍보원은 연예병사의 안마시술소 출입에 대해 “아파서 안마받으러 갔다”고 해명해 분노가 증폭됐다. 몸이 아픈 사람이 아가씨의 ‘서비스‘를 받으러 간다는 안마시술소에, 그것도 심야시간에 간다는 게 말이 되지 않았다. 이 말은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처럼 ‘눈 가리고 아웅’하는 해명의 유행어로 떠올랐다.
연예병사는 잘만 운영되면 군 이미지 홍보와 군인들의 사기 진작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국군TV나 국군FM 등 군 관련 다양한 매체의 콘텐츠를 구성하는 훌륭한 자원이 된다. 하지만 지금 연예병사에 대한 대중의 감정은 최악이다. 연예병사라는 제도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사단별로 운영되던 문선대(문화선전대)라는 조직으로 흩어져 있었다. 율동, 노래, 악기, 풍물, 연기의 문화 활동으로 부대의 위문공연 활동을 담당했다. 장병의 사기 증진을 해야할 연예병사들이 장병들에게 박탈감과 배신감을 주는 존재가 된다면 군 유지에 큰 장애다. 이번 사건으로 17년 만에 존폐에 기로에 서있는 연예병사제도가 원래의 문선대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병기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