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 국내 최초 민간 경전철 개발사업으로 건설된 ‘부산-김해 경전철’을 둘러싸고 손해배상 소송이 제기됐다. 정부와 연구기관의 과도한 수요 예측 탓에 시민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며 부산과 김해지역 시민 500여명이 정부와 교통개발연구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것.
부산과 경남 김해 지역의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부산김해경전철 시민대책위원회’는 25일 부산ㆍ창원지방법원 앞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소송 이유를 밝혔다. 이번 소송에는 부산시민 235명과 김해시민 289명이 참여했다. 1인당 50만원씩 총 2억6200만원을 지급하라는 것이다.
부산지역 시민단체는 “올해 3월말 부산시와 김해시가 150억원을 경전철 운영사에 지급했으며 앞으로 20년간 지급할 그 금액이 연평균 1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애초 경전철 수요예측조사 잘못한 데 따른 것이다”고 주장했다.
김해지역 시민들을 대표해 공윤권 경남도의원, 김형수 김해시의원, 공선미 김해 여성의 전화 대표 등 6명은 같은날 창원지방법원에 각 50만원의 손해 배상을 요구하는 소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김해시가 혈세로 민간업자의 운영 손실을 보전해 주는 바람에 사회복지가 후퇴하고 지역 발전을 위한 새로운 사업 시행이 어렵게 돼 시민이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분담비율이 60%인 김해시는 앞으로 20년간 매년 650억원을 경전철 사업자에 지급해야돼 사실상 재정 마비상태에 이를 것이다”며 “이는 1999년 경전철 사업 추진 당시 용역기관인 한국교통연구원이 수요 예측을 잘못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국내 첫 민간자본으로 건설된 부산-김해 경전철은 2011년 9월 개통 이후, 하루 승객이 3만2000∼3만3000명에 그쳤다. 올해 들어 하루 3만6000명 수준으로 다소 늘어나기는 했지만 여전히 수요 예측치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정부와 부산시, 김해시, 민간사업자가 맺은 경전철 협약에는 하루 이용객을 첫해 17만6000명, 10년차 27만2000명, 20년차 32만2000명으로 예상했다.
‘적자가 나면 보전해 준다’는 최소운영수입보장(MGR) 규정에 따라 올해 3월 말 부산시와 김해시는 150억원을 부산김해경전철㈜에 지원했다. 내년부터 20년간 지원금액이 연간 1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시민단체는 예상하고 있다.
당시 한국교통연구원은 2011년 1일 기준으로 17만 6000여명이 경전철을 이용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하루 평균 3만여 명에 그쳐 수요 예측치의 17%에 불과했다. 교통연구원이 수요 예측을 부풀려 타당성이 없는 사업을 타당성이 있는 것처럼 거짓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비판의 있는 이유다.
정부도 타당성 조사를 철저히 해 국민의 세금이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할 책무가 있는데도 이를 게을리하고 민간업자와 협약을 체결하는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고 시민단체들은 주장했다. 이들 시민단체의 소송의 향방에 따라 향후, 지역주민들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