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포기발언 논란은 당시 회담록 전문이 공개됐음에도 당분간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여야 간 전문을 해석하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여당에서 볼 때는 NLL 이남 해역을 공동어로구역으로 북한에 넘겨주는 것이지만, 야당 입장에서는 NLL 이북을 포함하는 서해평화협력지대를 얻어낸 것으로 해석하기 때문이다.노 전 대통령 측은 회담 이전에 NLL 문제를 포함한 공동어로구역 문제가 논의될 것임을 충분히 인지하고, 준비작업을 거쳤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 기록을 보면 2007년 8월 18일 청와대 회의에서 서해 NLL 문제 근본해결 전문가 회의에서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NLL 문제를 풀지 못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므로 포괄적으로 평화, 경제, 공동번영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당시 김관진 합참의장은 “공동어로구역은 반드시 남측이 통제, 관할함을 명문화해야 하며, 북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의제에서 삭제하고 남북장관급 회담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노 대통령은 “NLL 기본선을 지킨다는 전제로 해서 ‘해주 직항로’만 해도 실리가 큰 것 아닌가”라면서 “경제협력이 먼저 가고 그 과정에서 군사적 신뢰구축을 증진시키며, NLL은 국방장관 회담으로 가자”며 유보적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국정원으로부터 회담록 전문을 받은 새누리당 정보위 소속 의원 가운데 일부는 25일 이를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 전문을 보면 NLL을 처음 언급한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다.김 위원장은 “우리가 주장하는 군사경계선, 남측이 주장하는 북방한계선 이것 사이의 수역을 공동어로구역, 아니면 평화수역으로 설정하면 어떻겠는가”라고 제안했다. 이에 노 대통령은 “예, 아주 나도 관심이 많은…”이라고 답하려했지만, 김 위원장이 “그래서 그거로 가야지요”라고 말을 끊는다.이후 한동안 북측 발언이 계속되고, 이에 대한 노 전 대통령의 발언 과정에서 NLL이 다시 언급된다. 노 전 대통령은 “국제법적, 논리적 근거도 분명치 않지만 현실로서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면서 “북측으로서는 아마 자존심이 걸린 것이고, 남측에서는 이걸 영토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이 혼동을 풀어야 하는데 군사회담에 넣어놓으니 싸움질만 한다”면서 군사회담을 통한 해결에 회의적인 인식을 드러낸다.그러면서 “NLL을 바꾼다 어쩐다가 아니고, 공동의 번영을 위한 바다이용계획을 세움으로써 민감한 문제들을 미래지향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이어 “NLL은 우발적 충돌의 위험이 남아있는 마지막 지역이기 때문에 뭔가 문제를 풀어야 한다”면서 “서해평화지대를 만들어서 공동어로도 하고, 한강하구에 공동개발도 하고, 나아가서 인천, 해주 전체를 엮어서 공동경제구역도 만들어서 통항도 맘대로 하게하고 군대도 못 들어가게 해서 양측이 경찰이 관리를 하는 그런 개념들을 설정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밝혔다. 특히 해주특구는 조선으로 특화시키겠다는 생각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오후에 이어진 회담에서는 좀 더 큰 그림도 그렸다.노 전 대통령은 “서쪽은 공동어로구역을 만든다. 오른쪽에는 비무장지대(DMZ)에 있어서의 평화생태공원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통해서 중무기 있는 부문들이라도 우선 철수하고, 점차적으로 GP도 철수하고 그렇게 해서 자연자원도 보호하면서 남북이 많은 수입이 생기는 게 아니냐”고도 했다. 당초 해주를 개방하는 쪽에 소극적이었던 김 위원장도 이 발언 직후 해주에 조선단지 등을 개발하는 데 합의한다. DMZ내 평화생태공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에도 포함돼 있다.특히 노 전 대통령은 “서해평화협력지대를 설치해 평화문제, 공동번영 문제를 일거에 해결하기로 합의하고 필요한 실무협의를 한다면 내가 임기 동안 NLL문제는 다 치유가 됩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도 “평화협력지대로 하는 건 반대 없고, 이 구상문제를 발표해도 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두 정상 간 NLL 관련 대화는 이게 전부다.결국 현행 NLL에 대한 노 전 대통령의 인식문제와, NLL 이남, 한강하구, 인천을 내주면서 개성공단, 해주를 얻는 서해공동구역 ‘거래’의 득실이 정치권의 주요 논란이 될 전망이다.홍길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