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이 전체 83%…‘자가공장’서 2008년 이후 ‘임차공장 허용’ 탓
대형 가구업체 리바트에서 분사된 종업원지주사 형태의 쏘피체는 지난해 조달시장에서 191억원의 납품실적을 올렸다. ㈜동양의 임대차공장인 세종레미콘(지난 5월 삼표그룹에 매각)은 지난해 87억원의 관급물량을 납품했다.
중소기업청은 27일 이처럼 조달참여 기준을 위반한 대기업 위장 중소기업 36곳을 적발했다.
중소기업 제품 판로 확대를 위해 2006년 지정된 중기 간 경쟁입찰 제품은 레미콘(공사용자재), 사무가구, 전산업무, LED조명, 데스크톱PC 등 202개에 이른다. 이들 제품은 중기 간 제한경쟁 또는 지명경쟁을 통해 입찰이 가능하고, 대기업과 외국기업은 참여할 수 없게 하고 있다.
2012년 기준 전체 공공구매 시장 106조4000억원 중 중소기업제품 구매가 72조원으로 전체 67.7%를 차지한다. 이 중 중기간 경쟁제품 시장은 20조원으로 적지 않은 규모다.
일부 대기업들은 이 시장에 잔류할 목적으로 종업원지주사 형태로 기업을 쪼개거나, 공장임대 등의 방법으로 중소기업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또 임원출신의 법인 설립, 지분확보와 대표겸임을 통해서도 실질적으로 중기를 지배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적발된 36개 위장 중기는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한 이 시장을 떠나지 않은 경우다. 제도 도입 이후 7년 동안 실태조사가 없어 말로만 전해지던 대기업 위장 계열사들의 모습이 실제로 드러난 것이다.
하지만 위장중기 비율은 전체(2만7077개)의 0.13%, 납품액수 708억원도 전체(20조원)의 0.35%로 미미한 편이다.
위반 업종별로는 레미콘이 30개로 가장 많은데, 이는 조달자격을 자가공장 보유에서 2008년 6월 이후 ‘KS기준에서 임차공장의 허용’으로 전환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레미콘업계는 이와 관련 “건설경기 침체에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까지 맞물려 극도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기존 공장의 인수합병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위반 사례가 발생한 게 다수”라고 해명했다.
실제 위장 중기 지역별 분포는 대전ㆍ세종ㆍ충남이 12개로 가장 많았다. 이는 세종시를 중심으로 건설경기가 전국에서 가장 활발해 레미콘의 관수물량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때문으로 보인다.
중기청은 앞으로 대기업과 유사한 경쟁력을 갖는 분할기업 및 대기업 임대사업장에 대해 즉각 퇴출 및 조달시장 진입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조달시장의 잔류를 시도하는 대기업 퇴출을 위해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법 시행령을 지난 4월 3일자로 개정ㆍ시행 중이다.
중기청은 위장 중기로 확인된 36개 기업명단을 ‘공공구매종합 정보망’을 통해 공고했다. 또 조달청 등 공공기관에 통보해 향후 중기 간 경쟁입찰 참여를 제한하도록 했다.
한정화 중기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매년 공공 조달시장에 진입한 중기를 대상으로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위장 중기는 즉각 퇴출시키겠다”고 밝혔다.
조문술ㆍ손미정 기자/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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