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현장목소리 들어보니…
‘정년 60세 연장’을 바라보는 중소기업계의 속사정은 복잡하다. 전 사업장에 정년연장이 본격적으로 실시되더라도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큰 부담은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지만, 자칫 정년연장 시행으로 가뜩이나 노령화된 중소기업의 인력구조가 더욱 취약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제기된다.
중소기업은 정년과 무관하게 숙련된 인력의 경우 60세가 넘더라도 일을 하는 게 일반적이다. 청년 인력난 속에서 각종 생산현장의 핵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 역시 대개 오랜 현장경험을 쌓은 고령 인력인 경우가 많다. 이 같은 현상은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한 뿌리산업에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때문에 ‘정년 60세 연장’으로 인해 당장 부담을 떠안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60여명의 현장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한 중소업체 대표는 “현장에서 일을 하면 근로자의 생산능력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게 일반적이다. 제조업의 특성상 본인이 능력이 안되면 스스로 업계를 떠나고, 그렇지 않는 한 계속 일하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현재 공장에서 일하는 현장인력 중 60세 이상이 3명인데, 일을 계속 하고 안 하고는 본인의 의사에 달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술력ㆍ현장경험과는 별개로 생산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청년인력의 충원이 필요하다는 데 업계 내부의 이견은 없다. 고령자의 경우 생산성에 비해 높은 임금을 받을 수밖에 없는 업계의 현실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중소기업중앙회 측은 지난 4월 ‘정년 60세 연장’ 관련 법의 국회 통과를 앞두고 논평을 통해 “(중소기업이) 청년인력의 높은 이직률로 인해 인력난과 인건비 부담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법안이 최종 통과될 경우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며 관련 법안의 철회를 촉구하기도 했다. 당시 중기중앙회 측은 “정년연장 법안 처리는 새로운 규제를 만들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고령자 일자리 문제는 한 기업에서 오래 근무하게 하는 정년 의무화가 아니라 고령자를 위한 적합직무를 개발하고 근로시장 유연화, 임금피크제 활성화 등 전체 노동시장에서 고령자 수요를 창출하기 위한 정책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정년연장보다 오히려 큰 타격은 2005년부터 도입된 주 5일근무제에 이어 최근의 대체휴일제 도입 시도라는 주장도 있다.
한 제조업체 대표는 이와 관련해 “안 그래도 일할 사람이 없어서 가동률이 떨어지는데 휴일이 늘어나면 대체 인력은 정부가 어떻게 책임질 거냐”고 토로했다.
손미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