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영화계에선 ‘원작만 한 후속작은 없다’라는 통설이 있다. 워낙 1편이 뛰어난 시리즈물에선 그 기대치를 충족할만한 2편이 나오기 어렵다는 말이다.

K5는 기아자동차는 물론 국산차업계에서도 기념비적인 모델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국내외 호평이 쏟아진 K5의 디자인은 국산차의 편견을 깬 모델로 꼽는 데 누구도 주저하지 않는다. 기아차가 최근 후속모델 더 뉴 K5를 선보였다. 이 모델엔 바로 ‘원작보다 뛰어난 후속작’을 만들고픈 기아차의 고민이 담겨 있다.

더 뉴 K5는 엔진이나 변속기 등까지 바꾸는 완전변경(풀페인지) 모델이 아니라 디자인과 사양 등에서 변화를 주는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하지만 ‘페이스리프트’임에도 외관 디자인에선 별 변화가 없다. K7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올 뉴 K7이 디자인에서 큰 변화를 시도했다는 점과 비교하면 더 차이가 두드러진다.

여기에 기아차의 고민이 담겨 있다. 워낙 ‘원작’ 디자인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고민 끝에 외관 디자인 변화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국내 중형차 최초로 적용된 LED 포그램프 정도가 차이를 보인다. 광고 모델 ‘현빈’의 눈을 닮았다고 하는데, 기존보다 좀 더 날렵한 이미지는 갖췄다. 그밖에 후면부 디자인 끝단을 추어올린 ‘킥업’ 형태로 꾸몄다.

미세한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으론 기존 K5와 똑같다. 역설적으로 이런 이유 때문에 오히려 더 뉴 K5는 더 차별화를 꾀할 수 있게 됐다. K3, K7, K9 등 다른 K시리즈엔 새로운 디자인이 적용된 반면, K5는 전통적인 K시리즈 형태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론 변화를 최소화한 K5의 선택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매번 변화해야 한다는 건 강박관념이며, 항상 과거보다 발전하는 성능과 달리 디자인은 절대 우위가 없기 때문이다. K5의 디자인이 더할 나위 없이 뛰어나다면 당연히 이를 계승하는 게 정답이다.

시동을 걸고 서울에서부터 가평까지 시승차를 몰았다. 파워트레인은 기존 모델 그대로이다. 172마력의 최고출력과 20.5㎏ㆍm의 최대토크를 갖춘 2.0 가솔린 엔진을 장착했다. 80~110㎞/h 일상적인 속도에선 상당히 부드럽고 편안하지만, 고속주행에선 다소 응답성이 떨어지는 듯했다.

기존 K5와 달라진 게 있다면 바로 승차감이다. 택시기사의 의견을 반영해 앞쪽과 옆면 등의 볼륨을 키웠다는 시트는 장거리 운전에서도 안락한 느낌이고, 고속 주행에서도 동승자와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을 정도로 소음도 개선됐다. 더 뉴 K5는 이중 접합 차음 글라스를 전면 윈드실드에 기본 적용했다.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니 스티어링 휠이 묵직해졌다. 너무 가벼워 고속주행에 불안하다고 느낀다면 스포츠 모드로 바꿔볼 만하다. 반대로 너무 스티어링휠이 무거워 운전이 어렵다고 느끼는 여성 운전자는 노멀 모드나 에코 모드를 활용할 수 있다. 스포츠, 노멀 모드를 반복해 측정된 연비는 10㎞/ℓ 내외였다.

결론적으로 더 뉴 K5는 외형 대신 내실을 강화한 모델이다. 언급된 내용 외에 고급 마감재, 후측방 경보 시스템, 전후방 주차보조 시스템, 대구경 디스크 브레이크 등 각종 사양을 강화했다. 기존 30~40대 초반까지의 K5 주고객층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변속기 기준 가솔린 2.0이 2195만~2785만원, 터보 2.0 GDi가 2795만~2995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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