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숨은 병기 ‘청년창업사관학교’생도들의 해병대 체험기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하기 싫은 것 해야하는게 창업” 휴식시간에도 아이디어 토론 강한 정신력으로 새 도전 준비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숱한 하기 싫은 것을 해내야 하는 것이 사업이라고 하더라,”

30도가 웃도는 불볕 더위. 할 수 있는 것이라 곤 긴 군복을 두어번 접어내고 그늘에 몸을 숨기는 것이 고작이다. 11m의 막타워를 뛰어내리는 공수훈련을 마치고 시원한 그늘에 주저앉아 잠시 숨을 돌리고 있는 한 참가자에게 소감을 물었다. 그의 답은 짧고 간단했다. “사업을 하면 이 보다 더 힘든 일도 겪어야 되는 데 이 정도는 참고 견딜 수 있다.”

제 3기 청년창업사관학교 생도 185명이 지난 19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해병대 체험훈련에 참가했다. 인기 방송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의 병영체험과 유사하다.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청년CEO를 양성하기 위해 2011년 개교한 청년 창업자 육성 기관이다.

훈련 이튿날 째인 지난 20일, 체험훈련이 진행되고 있는 있는 포항 제 1사단에서 한창 훈련을 받고 있는 이들을 만났다. 반짝반짝한 아이템으로 사업 성공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기에도 부족한 시간, 창업준비생 답게 힘든 훈련 속에서도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지 않았다.

청년창업사관학교 생도들이 해병대 훈련 1일 차인 지난 19일 12명이 한 조가 돼 목봉훈련을 받고 있다
청년창업사관학교 생도들이 해병대 훈련 1일 차인 지난 19일 12명이 한 조가 돼 목봉훈련을 받고 있다

식품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입교생인 김 민씨는 “사업을 하면 숨만 쉬어도 몇 백만원 씩 돈이 나간다. 자신이 컨트롤(제어)할 수 없는 상황과 맞딱뜨리면서도 이겨내야하는 것이 사업이다”며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스스로를 단련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쉽게 생각했던 해병대 체험은 결코 간단치 않았다. 전날 목봉훈련 후 놀란 몸을 달랠 시간도 없이 새벽같이 일어나 3km 구보를 뛰었다. 지난 밤에는 2명 씩 짝을 지어 1시간 씩 불침번도 섰다고 했다. 공수훈련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PT 체조를 비롯한 체력훈련도 받았다. 하려면 제대로 해야한다는 사관학교 교장의 방침때문이다. 교장을 비롯해 청년사관학교 관계자들 25명도 예외는 아니었다.

군복을 입고 생도들과 함께 훈련을 받던 정진수 청년창업사관학교 교장은 “창조경제 시대에 군대식 교육이 웬말이냐는 질문도 있을 수 있지만, 같이 힘든 훈련을 겪고 먹고 자는 것 만큼 참가자들끼리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이 없다”며 “다른 창업준비생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지 공유하고 아이템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생도들이 모인 자리에는 늘 사업아이템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대개 첫 인사가 “어떤 아이템이세요?”다. 서로의 사업아이템을 듣고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의견들이 오가는가 하면, 아이템소개로 시작한 대화가 추후에 사업 과정에서 두 가지 아이템을 접목시키는 것까지 발전하기도 했다.

문화체험 웹서비스를 준비 중인 이수아 씨는 “분야가 워낙 다르다보니 다른 참가자들의 아이템들을 들으면 갸우뚱 할 때도 있다. 이야기를 하다보면 문득 내 아이템을 이런 시각에서도 볼 수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며 “식탁을 만들겠다는 한 참가자와 LED 디스플레이 개발을 준비중인 한 참가자의 경우 식탁에 LED 디스플레이를 접목시킨 아이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봤다”고 전했다.

짧은 점심시간 후 곧바로 IBS (Inflatable Boat Smallㆍ고무보트는 상륙기습작전을 원할히 수행하기 위한 해병대 무기체계중의 하나) 훈련이 이어졌다. “올해 첫 바다를 해병대에서 볼 줄 몰랐다”는 감회를 풀어내기 무섭게 보트를 머리에 이고 나르는 보트 헤드케리어 훈련이 이어졌다. 6명의 생도들이 호흡을 맞춰 실제 훈련에 쓰는 고무보트를 머리에 이어야 하는 만큼 ‘단결력’이 중요한 과업이다. 보트무게가 머리를 내리누르는 압박감 속에서도 이들은 발을 맞춰 한 걸음 씩 전진하며 무사히 훈련을 마쳤다. IBS 훈련을 마친 후, 한 참가자는 “훈련이 기대 이상으로 힘들다. 하지만 앞으로를 위한 준비과정이라 생각한다”면서 “창업이라는 것이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서 수 많은 하기 싫은 것을 해야하는 것이라고들 하지 않냐”며 소회를 털어놨다.

포항=손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