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상범 기자]송파구 신천동의 한 소형 오피스텔에 사는 박모(32) 씨는 얼마전 황당한 일을 겪었다. 건물 기계식주차장에서 자신의 차를 출고하려 했지만 차량을 오르내리는 주차 엘리베이터가 고장나 뺄 수 없었던 것.

이에 그는 건물주에게 주차장 수리를 요청했지만 건물주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수리를 미뤘다. 결국 박 씨 소유의 차량은 열흘이 넘도록 지하 주차장에 갖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박 씨는 “차를 사용하지 못한 기간동안 렌트비를 요구했지만 집주인은 ‘뭐 그런일로 렌트까지 하냐’며 되레 면박을 줬다”며 “주차문제로 신경쓰지 않으려고 일부러 기계식 주차장이 있는 건물로 이사왔는데 낭패를 보고 있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1인 독거가구의 자동차 운행이 보편화되면서 주차난이 심각해지자, 새로 지은 원룸형 아파트의 경우 주차난 해결을 위해 기계식 주차장을 잇따라 건립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관리가 부실해 세입자와 집주인간 분쟁이 잦다.

기계식 주차장의 경우 설비와 운영을 책임질 의무가 집주인에게 있고, 사고발생시 대부분의 기계식 주차장 설비업체들이 보험에 가입돼 있어 보상을 요구할 수도 있지만 세입자들은 집주인과의 관계가 틀어질까봐 문제제기 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설치만 해놓고 사용을 하지않는 ‘무용지물’ 기계식 주차장도 다수다.

인천의 경우 건물 내 기계식 주차장은 2013년 5월말 기준 1693곳(2만6202면)으로, 시내 전체 주차장 4만6402곳(95만6487면)의 2.7%에 이르지만 기계식 주차장 가운데 사용하지 않는 곳이 35%(9077면)에 달한다. 세 곳 중 한 곳 이상이 가동하지 않는 셈이다.

이처럼 기계식 주차장이 무용지물로 전락한 이유는 대부분의 건물, 특히 소형 원룸건물의 경우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관리인을 두지 않거나, 고장시 수리비용을 우려해 작동을 중단한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 송파구청 관계자는 “2년마다 한번씩 기계식주차장에 대한 안전점검을 하도록 돼 있고 문제 발생시 건물주에게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며 “기계식 주차장의 관리감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