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희(창원) 기자] 국회 국정조사에 맞서 경남도가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경남도는 20일 “진주의료원 폐업과 관련한 국정조사는 위헌”이라며 “권한쟁의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했다”고 20일 밝혔다.

정장수 경남도 공보특보는 이날 오전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국회가 지방자치단체의 고유사무인 ‘진주의료원 휴ㆍ폐업 과정 관련 사항 등 일체’를 대상으로 국정조사를 실시키로 의결하고 국정조사를 진행하는 행위는 헌법과 지방자치법에 위배되는 행위이다”며 “법으로 정한 지방자치단체 업무수행권한을 현저하게 침해하므로 위헌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자 한다”고 권한쟁의심판 청구이유를 밝혔다.

정 특보는 이어 “진주의료원 휴ㆍ폐업과 관련한 일체의 행위는 헌법과 지방자치법에 따라 부여된 경남도의 고유 권한에 따른 자치사무이며 지방의료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더라도 국가로부터 위임받은 사무가 아니라 지자체 고유사무임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경남도는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지시로 지난 13일부터 권한쟁의심판 청구 검토에 들어갔으며, 명백한 지방고유사무는 국정조사 대상이 아니라는 판단하에 국정조사 위법여부에 대한 법률적 판단을 받기로 한 것이다. 또 진주의료원 건립 당시 100억여원을 국고로 지원한 사실에 대해서도 정부가 지원했더라도 이는 국가사무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지자체 고유사무에 대한 국회의 국정조사 권한의 존재 여부와 범위에 있어서도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서 국정조사의 대상으로 규정한 ‘국정의 특정사안’에는 지방자치단체 고유 권한인 자치사무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지자체 고유권한까지 국정조사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은 지방자치제도와 자치행정권을 무력화하는 것이며 진주의료원 문제는 도의회 행정사무감사 대상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경남도는 이날 헌재 판단이 빨라야 연말께나 나올 것이므로 실익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권한쟁의 심판 청구는 1회성이 아니라 위법한 국정조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라며 지방자치제도의 근간을 흔들고 전국 기초자치단체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돼 청구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홍준표 경남지사도 진주의료원 폐업 이후 국회 공공의료 정상화를 위한 국정조사 특위에서 “진주의료원 휴ㆍ폐업 문제를 포함하기로 한 것 자체를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도지사는 “국정조사에 진주의료원 휴ㆍ폐업 과정이 포함된 것은 지방자치제도의 후퇴다”면서 “이번 권한쟁의심판청구로 전국 지방자치사무에 대한 명백한 가이드라인이 정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합법적이지 않은 국정조사에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출석할 의무가 없다”며 “국회가 공공의료정책에 대해 국정조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명백한 지방사무를 타깃으로 소모적 논쟁을 일으키는 것은 부당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권한쟁의심판 청구 소송제기에 대한 입장’이란 성명을 통해 “그동안 진주의료원을 강제폐업시키기 위해 무소불위의 칼날을 휘둘러오던 홍 도지사가 국정조사 칼날을 회피하기 위해 억지몸부림을 치고있다”면서 “법이 국회에 부여한 국정조사권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꼼수를 포기하고 국정조사 참가하고 재의요구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