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ㆍ의경들을 대상으로 한 성교육 강의에 40대 무기계약직 여성들을 ‘성희롱 예방 특별 교육’이라며 참석하게 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최근 총경급 인사의 무기계약직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이후 서울지방경찰청은 각 서에 성희롱 예방 특별 교육 지침을 내렸다. 전ㆍ의경들과 무기계약직ㆍ행정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성희롱 예방 교육을 하라는 것.

지난 13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근무하는 무기계약직 여성들 역시 성희롱 예방 교육에 참석하라는 상사의 지시로 이날 교육에 참석하게 됐다. 전ㆍ의경들과 함께하는 교육이었다.

하지만 강의는 성희롱 예방 교육과는 상관없이 진행됐다. 강사는 “성관계 중 정액을 먹으면 좋지 않다. 생리 중 성관계는 좋지 않다”는 발언을 했다이날 강의는 오전 10시께 ‘20대 성년들을 위한 밝은 성(性)’이라는 주제로 혈기왕성한 전ㆍ의경들을 대상으로 한 성교육이었다. 무기계약직, 행정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성희롱 예방 교육을 하라는 지침을 받은 마포서가 이들을 전ㆍ의경 성교육에 밀어 넣은 것이다.

마포서 측은 이날 교육이 성교육인지, 성희롱 예방 교육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윗선의 지시만을 따르는 데에 급급했다. 이날 교육을 받은 무기계약직 여성들은 아들뻘 되는 전ㆍ의경 대원들과 함께 성교육을 받으면서 성적 수치심을 느끼고, 무기계약직을 바라보는 경찰의 행태에 분노를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일은 비단 마포서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 노원경찰서에서도 무기계약직 여성들이 전ㆍ의경 성교육에 참여하기로 했으나, 해당 여성들이 “왜 우리가 전ㆍ의경과 성교육을 같이 듣느냐”며 항의하며 불참했다.

서울 중부경찰서에서도 무기계약직 여성들이 의경과 성희롱 예방 교육을 함께 들었다. 중부서 관계자는 “따로 들으면 이상적이지만 무기계약직ㆍ행정직 직원들만 강의를 듣기에는 예산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성범죄자를 잡아들이는 경찰서에서조차 성교육과 성희롱 예방 교육을 분간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다. 성교육 내용도 건전한 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보다 단순한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내용으로 진행돼서는 안 된다. 보여주기식 행정에 그치고 있는 경찰 내부 성교육 시스템에 대한 점검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