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대응은

G20 회의서 정책공조 제안키로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의 양적 완화에 대한 불확실성 고조와 금융시장 불안이 하반기 국내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아직까진 위기 상황에 직면한 건 아니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단기 대책보다는 국내 외환 흐름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필요 시 거시건전성 3종 세트(선물환포지션 제도,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외환건전성 부담금) 조치 등을 탄력 운용해 시장 조정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최희남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국장은 17일 “정부가 현 상황을 안이하게 보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 2008년 리먼 사태 때 돈이 빠져나간 건 경제가 나빠져서 그런 것이고 이번 양적 완화 축소 조짐은 미국의 경기가 좋아진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경기지표가 점차 개선되고 있어 미국이 그동안 과도하게 풀었던 유동성을 조정하는 것이고, 경기가 좋아져서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측면도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현재 외환보유고가 3200억달러에 달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이 37.9%로 높지 않은 데다 경상수지도 흑자 기조를 유지해 외국 자본이 국내 시장을 쉽게 떠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세계 금융시장 불안과 관련해 독자적인 대책을 내놓기보다는 국제 공조에 더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다음달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세계 금융시장 변동성 완화를 위해 신흥경제국의 입장을 반영한 정책 공조를 제안할 계획이다. 여기엔 미국의 출구 전략과 관련해 금융시장에 주는 충격을 줄이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정부보다는 한국은행이 더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하고 있다. 한은은 이날 국회에 제출한 현안보고 자료에서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또는 종료가 가시화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사전 대책으로 통화 스와프 추진 등을 통한 다층적 금융 안전망 확충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거시건전성 3종 세트 위에 단기 자본의 급격한 유출입을 통제하는 정책으로 외환 거래에 부과하는 토빈세가 있지만, 오히려 이에 대한 논의가 과도한 유동성을 부추길 수 있어 정부로서도 섣불리 추진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하남현ㆍ서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