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금오류 금융기관은 책임없어 받은사람 동의있어야 돌려받아
경기도 여주에 사는 주부 정미영(가명ㆍ46) 씨는 약 한달 전 실수를 생각하면 요즘도 잠을 못 이룬다. 남편의 암 수술비로 가뜩이나 하루하루가 빠듯하던 지난달 10일, 그는 남편의 병원비를 계좌이체하는 도중 460만원을 타인 계좌로 잘못 송금했다. 실수를 깨달은 정 씨는 입금계좌인 D증권으로 연락을 취했지만, D증권 측은 “입금된 계좌에 대한 지급정지가 안 된다”며 “예금주에 대한 주소나 전화번호도 개인정보라 알려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결국 정 씨는 약 일주일 뒤 법원에 부당이득 청구소송을 했지만, 예금주의 신원을 확인할 수 없어 한 달째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비단 정 씨만의 경험이 아니다. 송금 오류는 시중은행의 민원상담 창구에 종종 접수되는 사연이다. 하지만 전자금융거래법상 이용자의 고의ㆍ과실에 의한 송금오류(오입금)에 대해서 은행은 책임이 없다. 법적으로 송금 오류라 하더라도 입금이 이뤄진 순간부터 이 돈은 수취 예금주의 재산으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다만 은행은 직원의 실수가 인정될 때만 거래를 취소할 수 있다. 오입금의 경우 은행은 수취 예금주에게 연락해 예금주의 동의를 얻어야 송금자에게 반환처리가 가능하다. 문제는 정 씨의 경우처럼 은행 측이 예금주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을 경우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오입금으로 들어온 돈을 마음대로 써서는 안 된다. 자신의 돈이 아닌 돈을 쓴다면 이 또한 ‘횡령죄’로 사법처리 대상이 될 수 있다.
김기훈 기자/
김기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