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늘 고독하고 외로운 존재다. 결코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기에 늘 누군가의 관심과 사랑에 목말라있다. 이 관심과 사랑이 '쌍방통행'일 경우, 아름다운 사랑의 결실을 맺을 수 있지만 '일방통행'이 될 경우, 집착으로 변하게 된다. 영화 '꼭두각시'(감독 권영락)는 한 개인의 잘못된 사랑 방식이 집착으로 변질되는 파국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 파국으로 가는 과정에서 영화는 다소 부족한 캐릭터 설명과 개연성으로 아쉬움을 자아냈다.
영화는 어두운 공간에서 한 사람이 '마리오네트 인형'을 조종하며 제목인 '꼭두각시'의 의미를 첫 장면에서 함축적으로 표현해냈다. '꼭두각시'의 본래의 뜻은 남의 조종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나 조직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이는 영화의 주 소재인 '최면'과 일맥상통한 느낌을 준다. 즉 최면상태에서 누군가의 조종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는 암시를 던져준다.
친구 준기(원기준 분)의 애인 현진(구지성 분)은 알 수 없는 환영에 시달리며 가끔씩 정신 이상 증세의 행동을 보인다. 이에 준기는 현진을 자신의 친구이자 최면술로 유명한 의사 지훈(이종수 분)에게 데려가 상담치료를 받게 한다. 지훈은 치료를 하는 내내 현진에게 강렬한 끌림을 느끼게 되고 결국 그에게 "자신을 찾아오라"는 최면을 건다. 지훈의 끌림은 단순한 쾌락을 말하며 현진과 몇 차례 관계를 갖게 되는데 이 행위에 대한 정당성을 찾기란 어렵다. 특히 현진과 지훈의 캐릭터 설명이 전무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정사장면은 관객들에게 흥미보단 불쾌함을 선사한다.
권영락 감독은 "현대인의 외로움과 서툰 소통의 방식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기획의도를 밝혔으나 영화는 감독의 의도를 다 표현해내지 못했다. 또한 '최면'이라는 특수한 소재를 공포스럽게 풀어내려고 했으나 전율과 오싹함은 느껴지지 않을뿐더러 오로지 '쾌락'에만 초점을 뒀기에 마치 '성인영화'를 보는 듯했다.
하지만 영화 첫 주연을 맡은 구지성의 연기는 합격점을 줄 만하다. 기존의 섹시한 이미지와 현진의 팜므파탈 캐릭터가 잘 맞물려 어색하지 않은 자연스런 연기를 펼치며 뭍 남성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무더운 여름 기존의 공포영화의 틀을 깬 신선한 공포 장르를 원하는 관객들한테는 추천할만한 영화다. ‘오싹함’보다는 ‘끈적함’이 느껴지는 ‘꼭두각시’는 오는 20일 개봉한다.
유지윤 이슈팀기자 /nicesna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