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금융투자자산만 30억원 가까이 운용하는 고액자산가 김현섭(서울 강남구 대치동ㆍ63)씨는 최근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에게 유럽기업 주식이나 관련 펀드 투자에 대해 문의했다. 아직 유럽재정위기가 봉합된 것은 아니지만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다는 외신을 접하고 보유 금융자산 중 10% 안팎을 공격적으로 운용해 볼 생각이다. 김씨를 상담했던 해당 PB는 “유명 대표기업 중 낙폭이 컸던 A사 등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면서 “김씨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미국 기업과 부동산펀드에 투자해 연 60~70%의 수익률을 올린 바 있다”고 전했다.
김씨처럼 최근 증권사에 유럽 기업 주식이나 펀드 투자 방법을 문의하는 고액자산가들이 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가 잦아들고 유럽 주요국 증시가 서서히 상승세를 타면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유럽시장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는 것이다.
▶경기 낙관 이르지만 저평가 공감대 ‘확산’=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기의 회복세는 아직 낙관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긍정적인 시그널은 곳곳에서 관측된다.
우선 유로존 지도부가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긴축기조를 완화해 성장정책으로 선회했다. 1분기 유로존을 강타한 이탈리아와 키프로스 사태도 소강국면이고 골칫거리였던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 역시 상향됐다.
바닥권이었던 유럽 주요 증시도 상승세다. 최근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주요국 증시는 1년전에 비해 각각 15%, 33%, 26% 가량 상승했다. 이는 성장기조의 경제정책과 함께 지표상 경기 회복 가능성이 커졌다는 기대감이 내포된 것으로 풀이된다. 유로존 경제가 몇년동안 최악의 침체기를 보낸 만큼 올해 증시에 기저효과를 기대해 볼 만하다는 낙관론에도 힘이 실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유로존 경기가 회복 수순에 들어갔다는 판단하에 미국 헤지펀드들이 저평가된 유럽 기업과 증시 투자를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남유럽 증시가 저평가돼 있다는 점이 헤지펀드들에게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소시에떼제네랄 글로벌 리서치의 패트릭 레글랜드 대표도 이달초 CNBC와 인터뷰에서 “유로존의 모든 경기선행지표들이 바닥권이며 하방 위험도 낮다는 점은 흥미롭다”며 “유로존 주변국 증시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지역과 달리 여전히 단기적인 리스크가 많아 증시 변수가 크다는 점은 유로존 투자시 유의점으로 꼽힌다.
▶유럽 직간접투자는=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유럽 주요 16개국 증시에 직ㆍ간접 투자를 하고 있다. 유럽 투자를 위한 증권 계좌 개설 절차는 일반 국내 주식 계좌 개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직접 투자를 위해서는 계좌 개설 후 증권사에 투자의사를 밝히고 투자금을 입금하면 된다. 대부분의 증권사 창구에서 원화로 입금과 환전이 가능하다. 거래수수료는 거래금액의 0.5~0.7%대로 각 국가별로 다르다. 단 유럽 투자는 미국, 홍콩, 일본과 달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주문처리가 되지 않는다. 증권사 방문과 전화 등 오프라인상 주문만 가능하다.
거래되는 개별 종목도 다양하다.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유럽 증시에 상장된 모든 종목에 투자할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LVMH그룹, BMW 등 명품 주식과 HSBC, RBS, 뱅크오브아일랜드 등 금융주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시판중인 유럽 관련 펀드도 다양하다. 삼성증권의 피델리티 유럽증권, KDB대우증권의 우리이스턴 유럽증권투자신탁, 우리투자증권의 우리유럽배당증권1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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