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연 기자]현대자동차가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쏘나타 등 일부 주력 차종의 노후화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특히 미국 중형차 시장에선 지난해 말부터 포드, 혼다, 닛산 등 경쟁 업체들이 잇따라 신차를 쏟아내며 쏘나타의 판매량을 갉아 먹는 모양새다. 연말 제네시스 후속을 시작으로 내년 신형 쏘나타, 이듬해 신형 아반떼가 나오기 전까지, 이른 바 ‘신차 보릿고개’를 현대차가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심사다.
12일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미국 시장 판매 상위(5월 누적 기준) 5개 차종 가운데 판매 1위 아반떼(출시 시기: 2011년 1월)는 첫 선을 보인지 2년, 쏘나타(2010년 2월)는 3년이 훌쩍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그나마 판매 3위 싼타페는 지난해 8월 출시됐으나 4위 엑센트(2011년 5월), 5위 투싼(2009년 말)은 출시된지 상당한 시간이 지났다.
유럽도 i30(2012년 3월), 투싼ix(2010년 상반기), i20(2012년 초, 개조차), i10(2011년 개조차), ix20(2011년) 등 올해 판매 상위 5개 모델 모두 신차 효과와는 거리가 멀다. 중국 역시 베르나(2010년 8월), 랑동(2012년 8월), 위에둥(2008년 4월), ix35(2010년), 쏘나타(2011년) 등 잘나가는 차량 대부분에서 차량 노후화가 진행중이다.
물론 차량 노후화에도 불구하고 유럽과 중국 시장은 그나마 판매량이 꾸준이 나오는 등 선전하고 있다.
유럽은 지난달 유럽 5개국 수요가 5% 감소했지만 현대차 판매는 5.9% 증가했다. 연초 이후로도 판매가 0.3% 늘었다. 중국도 판매량 및 점유율 증가 추세가 꾸준하다. 일단 제품 경쟁력이 뛰어난 가운데 중국은 아반떼 등 주력 차종의 투입 시기가 타 국가에 비해 늦어 상대적으로 노후화가 덜 하고, 유럽의 경우엔 르노, 푸조-시트로엥 등 경쟁 업체들이 어려운 상황 탓에 위협적인 차량을 쏟아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미국 시장. 쏘나타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전년 동월대비 2.7%가 줄어든 2만194대가 팔렸다. 지난해에는 월 평균 1만9217대가 팔렸으나 올해는 13.04% 감소한 1만6711대를 기록 중이다. 당연히 판매 감소는 차량 노후화와 관련이 깊다.
2010년 초에 출시된 쏘나타는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주요 중형차 가운데 가장 노후화가 심한 차량이다. 실제 올해 누적 판매량(5월말 기준)에서 현대차 쏘나타는 작년 같은 기간 보다 13%가 줄었으나 작년 하반기에 신차가 나왔던 혼다 어코드는 22.9%, 포드 퓨전은 21.7%, 닛산 알티마는 4.1% 판매가 증가했다. 2011년 하반기에 나온 GM 말리부(-18.4%), 도요타 캠리(-5.5%), 폴크스바겐 파사트(1%)도 쏘나타 보다는 증가율이 높다.
이명훈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아차도 차량 노후화가 상당하지만 차량 출시 시기가 비교적 고르게 퍼져 있다. 그러나 현대차는 대부분 몰려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경쟁이 극심한 미국의 경우 내년 LF 쏘나타 출시 이전까지 지금의 판매량을 지켜내는 것 중요하다”고 전했다.
김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