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 국내 리모델링 건축시장에 새로운 기술바람이 불고 있다. 연약지반으로 인해 기우뚱했던 일명 ‘인천 피사의 아파트’를 바로 세운 AR3(Architectural Remodelling 3)공법을 활용한 리모델링 공사가 부산에서 시작돼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
리모델링 공사가 시작된 건물은 부산 좋은문화병원(이사장 구정회)으로 지난 3월부터 공사가 시작돼 지난달 23일 기공식을 가졌다. 시공업체는 ㈜에이스파트너스(공동대표 변항용ㆍ조정래ㆍ백두화 박사)로 병원건물을 사용하는 상태에서 3무(무소음ㆍ무진동ㆍ무굴착) 기술로 구조물 보강을 거쳐 현재 지하1층 지상5층 건물을 지하 2층 지상 14층으로 증축하는 공사다.
이번 건축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건물을 종전대로 사용하면서 지하로 1층, 지상으로 9층을 추가로 올려세우는 공사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같은 시도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사례이다.
기존 타격식 굴착공법으로는 소음이나 진동이 심해 기존 건물의 사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때문에 리모델링 공사기간동안 업무를 중단하거나 다른 건물을 임대해 사용하다가 건축이 완료되면 입주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사용된 AR3공법은 이같은 상식을 모조리 뒤엎은 셈이다. 건물 자체의 하중을 이용해 파일을 압입하므로 소음이나 진동이 거의 없어 건물을 사용하면서도 공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건물사이 공간이 50cm 이상만 확보되면 굴착이 가능해 도심속 건물의 증축에 적합하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파일을 압입하는 기계 역시 ㈜에이스파트너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사용이 용이한 유압실린더 교환형으로 조합에따라 수천톤의 압력을 만들수도 있게 설계됐다.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탁월하다. 기존 굴착시 발생하는 슬러지와 흙 등의 부산물도 전혀 발생하지 않으며, 기존 기둥이나 보를 그대로 사용해 보강하므로 건축쓰레기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이번에 증축이 진행중인 좋은문화병원은 산부인과 관련 특화된 병원으로 입원중인 산모들의 안정을 위해 반드시 무진동ㆍ무소음 건축이 진행되어야 하는 특성이 있다. 이같은 이유로 병원의 경우 건물을 사용하는 상태에서 수직ㆍ수평증축이 이뤄진 사례는 국내에서 보고된 적이 없을 정도다.
기존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증축이 이뤄질 경우, 병원과 업체측이 자체 계산한 결과에 따르면 200억~300억원에 달하는 추가 경비를 아낄 수 있게된 셈이다. 이같은 장점 탓에 AR3공법이 적용될 범위도 넓다. 규모가 큰 공공기관의 증축이라든지, 재래시장 등의 재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으며, 도심속 상가 등 기존 방법으로 증축이 어려운 건물까지 다양한 건물의 리모델링에 활용될 수 있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AR3공법의 특허를 갖고있는 ㈜에이스파트너스는 2012년 부산에 설립된 신생 종합건설업체이다. 하지만 이회사의 기술 역사는 상당히 오래됐다. 기술개발자인 변항용 박사에 의해서 개발된 이 공법은 10여년전 이미 건설 신기술 제629호로 지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 기술이 처음 건축현장에 적용된 것은 2009년 효율적인 리모델링 공사방법을 찾던 조정래 박사(사진)에 의해서다. 기존 병원건물을 사용하면서 증축할 방법을 찾던 조 박사와 개발자인 변 박사의 의기투합으로 보다 완성도 높은 AR3공법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좋은문화병원 증축공사 공정은 현재 15% 내외 올 연말이면 14층 외관이 거의 완성되고 내년 6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정회 이사장은 “국내 건축기술 발전에 건축주로서 참여하게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무사히 건축을 완료하고 더욱더 나은 서비스로 환자분들의 건강을 지켜나갈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