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미행, 도청, 살인청부 등을 의뢰받아 개인정보를 무단 수집한 불법 심부름센터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돈을 받고 무단으로 타인의 위치를 추적한 혐의(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심부름센터 운영자 A(37) 씨를 구속하고 또 다른 업체 대표 B(43) 씨와 관계자 등 2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이들 3개 업체에 불법행위를 의뢰한 206명 가운데 실제 불법행위가 드러난 의뢰자 C(34) 씨 등 72명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2009년 4월부터 최근까지 심부름센터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미행, 도청, 살인청부 등 각종 불법행위를 의뢰받은 뒤 착수금 명목 등으로 15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지난해 6월 한 남성으로부터 중국으로 달아난 동거녀를 찾아 살해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3000만원을 챙겼지만, 중국에서 동거녀의 사진만 찍고 살인을 저지르려 하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업체 운영자 B 씨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의뢰자들로부터 사생활조사와 개인정보 수집 등을 의뢰받아 3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처음에는 합법이라며 의뢰인들을 안심시키고, 대금 지불 후에는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협박하거나 환불 요구를 거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업체는 또 위치추적의 대가로 하루 50만∼70만원을 받았지만 조사대상자 차량의 위치추적기를 이용해 단순한 위치정보만을 파악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특히 ‘검ㆍ경 출신 특수조사팀’ 등의 표현으로 고도의 개인정보 수집 능력이 있는 것처럼 광고했지만, 실제로는 홈쇼핑ㆍ택배회사의 배송지 조회 등을 통해 개인정보를 알아낸 것으로 조사됐다.
의뢰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사기를 당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의뢰자도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고, 심부름센터 직원들이 조직폭력배일지도 몰라 항의도 못하고 의뢰비용을 포기했다”고 진술했다.
실제로 심부름센터가 개인 사생활정보를 무단 수집할 경우 의뢰자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경찰 관계자는 “의뢰인 가운데 배우자의 불륜을 의심해 위치추적을 요구한 사례가 가장 많았다”면서 “이들 업체의 협박, 사기 등의 혐의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