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구속 수감 중인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건설업자로부터 청탁과 함께 1억7000만원대의 금품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원 전 원장은 지난달 14일 국정원의 대선ㆍ정치 개입의혹과 관련해 이미 불구속기소 된 바 있다. 원 전 원장은 이명박 정부 핵심인사 중 현 정부 들어 구속기소된 첫번째 인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여환섭)는 청탁과 함께 1억7451만8500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25일 구속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원 전 원장은 2009년 7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4차례에 걸쳐 황보건설 대표 황보연 씨로부터 현금과 미화 등 1억6910만9000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원 전 원장은 2009년 7월1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객실에서 황 씨로부터 홈플러스의 인천 무의도 연수원 신축 과정에 힘을 써달라는 청탁과 함께 2000만원을 받은 후 같은 명목으로 2010년 1월 말 순금 20돈짜리 십장생과 오스트리아의 명품 크리스털 브랜드 스와로브스키의 호랑이 조각상(합계 540만9500원)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황 씨는 당시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으로부터 국유지 내 연수원 신축을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홈플러스를 운영하는 테스코는 2009년 6월 무의도 6만3000여㎡ 부지에 연면적 1만3070㎡ 규모로 연수원을 짓겠다고 산림청에 제안했다.
이에 산림청은 해당 부지가 휴양림이자 국유림이라 자연을 훼손한다며 반대했지만, 몇 개월 뒤 의견을 바꿔 매각을 결정했다.
황 씨는 이 과정에서 원 전 원장에게 산림청이 휴양림을 해제하고 부지를 매각하도록 도와달라고 청탁했다.
검찰 관계자는 “인허가를 청탁받은 사실은 증거 관계로 확인됐으나, 실제 압력을 행사했는지 여부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특가법상 알선수재죄는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을 알선하면서 금품이나 이익을 받았을 때 적용된다.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알선수재는 공여자 처벌 조항이 없어서 황 씨(별건 구속기소)는 추가 기소되지 않았다.
검찰은 산림청 관계자나 이 회장도 조사했지만 범죄 혐의는 찾지 못했다.
검찰은 황보건설이 2010년 7월 한국남부발전이 발주한 삼척그린파워발전소 제2공구 토목공사를 수주할 때 원 전 원장이 영향력을 행사한 의혹도 수사했지만 현재까지 개입 사실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