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전두환 전 대통령의 둘째 아들 재용씨가 대표로 있는 부동산 개발회사 비엘에셋이 최근 이태원동의 빌라를 매각한 뒤 이 돈을 재용씨 지인의 계좌로 송금한 사실이 확인됐다. 빌라 실소유주가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매각 대금을 재용씨 측에 임의로 보낸 것이라면 법인자금 횡령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검찰 측이 확인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팀’(팀장 김형준)은 25일 비엘에셋이 최근 서울 이태원동 고급빌라 2채를 30억원에 매각한 뒤 이 돈을 재용씨 지인의 계좌로 송금한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 명의로 보유하던 자택의 판매 대금을 재용씨측에 보낸 것이라 법인자금 횡령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명의가 회사 것이었다 해도 재용씨가 회사에 명의신탁을 해둔 실소유주였다면 법인자금 횡령에 해당되지 않을 수 있다”며 빌라의 실소유주가 누구였는지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문제가 되고 있는 빌라는 지난달 27일 이른바 ‘전두환법’으로 불리는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이 국회에서 통과된 당일에 비엘에셋이 재용씨의 자녀와 같은 유치원에 다니는 학부모에게 급히 매각한 것이다. 검찰은 재용씨가 매입자와 사전에 짜고 허위로 빌라를 매매했거나 재산은닉을 위해 명의수탁한 것인지등을 확인하기 위해 23일 매입자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한편, 이 빌라들의 구입 자금원이 재용씨가 2000년 외할아버지 이규동(2001년 사망)씨에게서 받은 167억500만원 상당의 국민주택채권에서 나온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채권은 이미 지난 2004년 대검 중수부가 재용씨의 조세포탈 사건을 수사하며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채권이라고 확인한 것이다. 당시 법원은 이 중 73억5500만원만 전두환 비자금으로 인정했지만, 2008년 행정법원은 이후 167억500만원 전부가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라고 인정한 바 있다. 만약 빌라 구입자금이 비자금으로 밝혀질 경우, 개정된 특례법에 따라 빌라 매각 대금등에 대해 추징이 가능해진다. 검찰 관계자는 “관련된 내용에 대해 조사하는 중이지만 아직 정확히 결론내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