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 · 결제 · 숙박때 확인절차 없어
은평구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정모(17) 군. 정 군은 지난 27일 여자친구와 함께 강원도의 한 펜션으로 1박2일 여행을 다녀왔다. 청소년의 숙박업소 혼숙은 법으로 금지돼 있지만 정 군이 예약하고 결제 및 숙박을 하는 과정에서 아무런 제재나 확인은 없었다.
정 군은 “올해 초에도 친구들과 짝을 지어 다녀온 곳”이라며 “모텔에 비해 펜션은 신분 확인을 안 하기 때문에 이성끼리 여행을 가는 또래친구가 많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피서철을 맞아 펜션이 청소년 혼숙의 사각지대로 떠오르고 있다. 현행법상 유스호스텔을 제외한 대부분의 숙박시설에선 청소년 남녀혼숙을 금지하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지키는 곳이 없는 실정이다.
헤럴드경제가 강원도 지역의 펜션 10곳을 확인해본 결과 예약사이트에 청소년 혼숙 금지라는 안내를 하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또 전화로 예약문의를 할 때도 별다른 신분 확인이나 나이를 묻는 곳도 없었다.
이렇다보니 청소년은 펜션 숙박에 대해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 고모(16) 군은 “전화로 예약하고 선결제를 하기 때문에 주인과 마주칠 일이 없다”며 “방학이면 평소 알고 지내던 여자애들과 단체로 놀러가서 술을 마시고 노는 애들이 한두 명이 아니다”고 말했다.
강원도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정모(51) 씨도 “청소년 혼숙으로 인해 사고만 발생하지 않으면 크게 문제삼지 않는 업주가 대부분”이라며 “미리 예약금을 받고 방을 비워두는 펜션 입장에서 당일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환불을 하게 되면 고스란히 하루 영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속내를 밝혔다.
이처럼 청소년 혼숙에 무방비한 펜션에서는 음주사고는 물론 집단자살사고도 발생한다. 지난해 5월 대전의 한 펜션에서는 10대 남녀 청소년 4명이 한 방에서 연탄불을 피워 그 중 2명이 숨진 사고가 일어났다.
강화군청 관계자는 “청소년 혼숙으로 인한 탈선 및 사고 등을 줄이기 위해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계도 및 단속을 진행 중”이라며 “예약 및 숙박과정에서 업주의 철저한 신분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상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