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 6·25 전쟁의 중국식 표현인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저항해 조선을 돕는다)’에서 이름을 따온 리위안차오(李源潮) 중국 국가부주석이 북한의 60주년 ‘전승절’(정전협정체결일·7월 27일)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한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4일 보도했다. 그동안 국제사회는 중국이 이번 북한의 전승절 행사에 얼마나 높은 급의 인사를 파견할지를 놓고 관심을 가져왔다. 결국 상무위원 7명에 이어 중국 내 권력서열 8위인 리 부주석을 결정했다. 비록 상무위원급은 아니지만 고위급을 보냄으로써 아직까지 양국 관계가 건재함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리 부주석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집권 이후 방북하는 중국의 최고위급 인사로, 이번 방북 기간 김 제1위원장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그가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친서를 전달할 것인지도 관심사가 되고 있다.중국 고위급 인사의 방북은 지난해 11월 리젠궈(李建國) 공산당 정치국원 겸 전국인민대표대회 부위원장이 방문한 이후 사실상 끊긴 상태다.리위안차오는 6·25 전쟁 당시 중국군이 압록강을 건너 참전한 직후인 1950년 11월에 태어났다. 신중국 수립 직후 많은 중국인들은 혁명의 열기나 정치적 배경 등을 담아 자식들의 이름을 지었다. 젠궈(建國), 젠서(建設), 캉메이(抗美) 등이 대표적 이름이다. 당시 장쑤(江蘇)성 창저우(常州) 제1부서기였던 아버지 리간청(李幹成)도 아들이 태어나자 ‘항미원조(抗美援朝)’의 뒤 두 글자를 따와 이름을 ‘위안차오(援朝)’로 지었다고 한다. 그러나 나중에 지금의 이름인 ‘위안차오(源潮)로 개명했다. 이처럼 숙명적으로 ‘북한에 대한 형제애’를 가진 리 부주석이 이번 방북을 통해 북·중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북한은 ‘전승절’ 6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경축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참석하는 역대 최대 수준의 군 열병식을 준비 중이다. 또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 재개관과 대규모 불꽃놀이가 예정돼 있으며, 이에 앞서 인민군 열사묘 정비, 경축 군악시위행진, 전승절에 초점을 맞춘 대규모 집단체조 ‘아리랑’ 공연 개막 등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한 대북전문가는 24일 “북한은 전승절과 관련해 역사상 처음으로 초강대국 미국과 싸워 이겼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며 “김정은 체제 출범 2년째를 맞아 전승절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킴으로써 체제 결속을 도모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