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살아있는 것 자체가 감동이었습니다.”
가수 이승철이 ‘특별한 인연’으로 SBS 정전60주년 특집 다큐멘터리에 출연한다. 프랑스 파리에서 6.25 참전용사들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교감하는 시간이었다.
이승철이 SBS의 ‘정전 60주년’ 특집 다큐멘터리에 출연하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시간은 지난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승철과 그의 부인은 우연히 신문을 통해 6.25 참전용사 초청 관련 기사를 접하게 됐다. 활자로 만난 ‘참전용사 초청’ 문구는 이승철에게 남다른 감회를 안겼다. 이승철의 부친 역시 6.25와 월남전 참전용사로 현재 대전 현충원에 안장돼있기 때문이다.
신문 모퉁이에 실린 기사를 접한 그는 “어린 나이에 혈혈단신 낯선 땅을 찾아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을 지켜주겠다던 그들의 마음에 새삼 뭉클해졌다”고 한다.
인연은 이렇게 시작됐다. 이승철의 소속사 측에 따르면 당시 이승철은 국가보훈처를 통해 참전용사들에게 싸인이 담긴 자신의 CD와 편지를 건넸고, 그 후 몇몇 참전용사가 이메일로 연락을 해온 것이 계기가 돼 꾸준한 만남이 이어졌다.
첫 만남은 2011년 봄이었다. 아프리카 차드 지역에 학교 짓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이승철은 아프리카로 향하는 길에 프랑스를 경유한다. 그 때 파리에서 참전용사 20~30명을 만난 것이 시작이었다. 만남은 담백했다. 한국식당에 가서 김치찌개를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정도였다. 같은해 5월, 프랑스 참전용사들은 해마다 서울 용산전쟁기념관에서 공연을 갖는 이승철의 콘서트에도 방문했다. 스무살 남짓 됐던 혈기왕성한 청춘들은 한국말은 다 잊은 채 황혼으로 접어들었지만, 그들의 기억엔 막사에서 돌보던 아이들이 부르던 ‘아리랑’의 선율이 남아있었다. 이승철은 당시 공연에서 참전용사들을 위해 ‘아리랑’을 불렀고, 당시 공연장은 국경을 넘어선 울음바다가 됐다고 한다.
이승철의 남다른 가족사와 오랜 인연은 그를 다시 파리로 이끌었다. 7월초 파리를 방문한 그는 참전용사들과 함께 전쟁의 상흔은 감춘채 쓸쓸히 서있는 참전용사비를 둘러보고 그들의 삶에 직접 다가가기도 했다. 한국으로 건너와서는 전쟁이 휩쓸었던 자리, 전투가 벌어졌던 고지를 방문했다.
소속사 측 관계자는 “60년 전엔 약혼 3개월 만에 한국에 와 전쟁에 참여했던 분도 있다. 그 분에게 이승철 씨 또래의 자제가 있었다. 두 2세의 만남이 더 각별했다”며 이번 다큐멘터리에 담긴 내용을 귀띔했다. “당신의 아버지가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한국에 왔고, 프랑스에서 당신의 어머니는 오랜 기다림의 시간을 가졌다. 우리는 각자의 나라에서 태어나 이렇게 성장해 잘 살고 있다”는 2세들만의 교감이라는 것이다.
이승철은 “전쟁의 참상을 딛고 경제대국 반열에 올라선 한국의 오늘을 보고 프랑스 참전용사 분들은 깊은 감회에 사로잡혔고, 자랑스러워 했다”며 “이 분들은 6.25의 아픔을 간직한 마지막 목격자다. 살아있는 것 자체가 감동이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승철과 프랑스 참전용사들이 출연하는 SBS 정전60주년 특집 다큐멘터리는 오는 27일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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