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사법공조 요청불구 관련정보 미확보 자료확보 등 보강수사후 추가 기소방침

검찰이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18일 기소하면서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서는 규명하지 못한 채 보강 수사의 몫으로 남겼다.

이 회장은 2008∼2010년 이 회장은 해외 비자금을 조성하기 위해 조세피난처에 총 19개의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싱가포르, 홍콩 등에 소재한 UBS(Union Bank of Swiss) 등 7개 외국 금융기관에 페이퍼컴퍼니 명의의 차명계좌를 개설했다. 그런 뒤 자신이 CJ그룹 계열사의 대주주임을 숨기고 마치 외국인이나 외국법인이 주식을 매매한 것처럼 가장해 납세의무를 회피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이 1000억원 가량의 횡령 금액은 주식 투자와 부동산 투자에 쓰이면서 6200억원 규모로 불어났다. 검찰은 지난 1일 이 회장을 구속하면서 구속시한인 같은 달 20일을 기한으로 이 같은 주가조작 혐의를 규명하는 데 막바지 수사력을 기울여 왔다.

검찰은 이보다 앞선 5월 28일 홍콩, 싱가포르 사법당국에 CJ그룹이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에 대해 형사사법공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들로부터 기소 전까지 계좌 관련 정보를 확보하지 못했고 금융감독원에 요청한 자료도 전달받지 못했다. 이 와중에 해당 의혹에 깊이 관여돼 있을 것으로 지목된 CJ중국법인 임원 김모 씨마저 잠적하면서 결국 미완성인 채로 수사를 일단락 짓게 된 것이다. 검찰은 이에 따라 향후 CJ그룹 측의 해외 차명계좌를 확보하는 대로 면밀분석에 착수하고,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관련 자료가 회신되는 대로 관계자 소환조사 및 추가 자료 확보 등을 통해 보강 수사를 이어가 추가기소할 방침이다.

이번 수사에서 해외 차명계좌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검찰은 이와 함께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개정을 정부에 적극 건의할 예정이다.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을 제정한 지 2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번 CJ그룹 사건 등 차명계좌를 이용한 범죄가 지속적으로 만연하고 있는 것은 관련 법령이 차명계좌 개설 및 관리에 협조한 금융기관 임직원에 대해 극히 미온적인 제재만 규정하고 있는 데 일정 부분 원인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검찰 관계자는 ”CJ그룹 비자금 수사과정에서 최근까지도 금융기관 임직원의 묵인, 협조하에 CJ그룹 측이 임직원 명의로 차명계좌를 개설, 관리한 사실이 확인돼 금융감독원에 특별검사를 의뢰했다”면서 “이런 행태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미국 등과 같이 차명계좌 개설과 관리에 협조한 금융기관 임직원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용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