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검찰이 16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 재산 압류와 장남 재국 씨 소유 회사 등 17곳을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전 전 대통령 미납 추징금 집행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비등하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이 추징금을 내지 않기 위해 아들 재국 씨 등 자녀들에게 상당 재산을 불법 증여했다는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불법증여 외에도 또다른 은닉 재산이 있을 것으로 보고 조사 범위를 넓혀 가고 있다.

검찰이 이번에 전 전 대통령의 자택에서 압류 처분 한 것 중 눈에 띄는 것은 고가의 그림 여러 점이다. 지난 달 20일 민주당 신경민 의원은 재국 씨가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명화를 보유하고 있다는 미술계 첩보를 근거로 미술품 수집을 통한 비자금 관리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재국 씨는 평소에도 미술작품에 큰 관심을 보여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미술계에선 검찰이 전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집행과 관련해 재국 씨의 명화 수장고 소유 여부가 ‘뜨거운 감자’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미술품을 통한 비자금 관리와 탈세는 재계에서 최근까지 유행했던 방식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재국 씨는 한점에 수억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박수근, 천경자 등 유명 화가의 작품을 소유한 적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재국 씨가 소유한 도서출판 시공사와 국내 최대 허브 농장인 허브빌리지 등에 압수수색이 이뤄진 점도 은닉 불법재산의 발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앞서 재국 씨는 조세회피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블루아도니스 코퍼레이션’이라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사실이 최근 독립인터넷 언론 뉴스타파의 보도로 드러났다. 이를 계기로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자금 은닉과 탈세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던 게 사실이다.

재국 씨가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2004년은 동생 재용 씨가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사건으로 대검찰청의 수사를 받고 구속 수감된 5개월 뒤다. 당시 미국 유학 중이던 재국 씨 측은 유학 중 가지고 있던 학비와 생활비 등을 은행의 권유로 싱가포르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페이퍼컴퍼니를 거칠 필요성이 있었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유학생 신분에서 얼마나 많은 자금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은행마저 국내가 아닌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권유했을까 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