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상범 기자]“한번 해보자.” 지난 3월 강남경찰서 생활질서계 직원들은 한 가지 목표로 똘똘 뭉쳤다. 바로 학교 근처에서 버젓이 영업하고 있는 신ㆍ변종 성매매업소 퇴출을 위해서였다. 단속에 적발돼도 업주와 종업원들은 단순 형사처벌만 받고 영업정지나 업소폐쇄 등 행정적인 조치는 피하는 것을 더이상 지켜볼 수 없었다.

김종환 생활질서계장(54ㆍ사진 우측 두번째)을 중심으로 풍속단속팀원들은 이후 성매매업소 퇴출을 목표로 하나가 됐다.

김 계장은 “몇 일을 공들여 단속해도 법의 허점을 이용해 다시 영업을 하는 독버섯같은 성매매업소들을 볼 때마다 경찰로서의 자존심이 상처받는 느낌이었다”며, “‘누가 이기나보자’라는 오기를 가지고 성매매업소들을 뿌리뽑을 것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팀원들은 단순 성매매처벌법이 아닌 ‘학교보건법’을 적용하기로 했다. 학교보건법에 따르면 학교 주변 200m 안에는 성매매업소 등 유해시설이 위치할 수 없다는 점을 적용한 것이다.

김 계장은 “아무리 형사처벌을 해도 바지 사장 등을 내새워 다시 영업하는 독버섯같은 불법 업소들을 뿌리뽑을 수가 없었다”며 “아예 이들이 학교근처에서 다시 영업을 할 수 없도록 보건법과 건축법을 강력하게 적용할 것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단순히 법 적용만 한 것은 아니었다.

단속 후 해당 업소 문앞에 대문짝만한 경고문을 붙이는 것은 물론, 해당 건물주에게 꾸준히 업소를 이전할 것을 요구하는 집요한 조치도 동시에 진행됐다.

또 교육지원청과 강남구청과의 협의를 통해 ‘한 번만 걸려도 폐쇄’라는 원칙에 합의하고 즉각 시행에 들어갔다. 경찰이 단속 사실을 교육지원청에 통보하면, 교육지원청이 구청에 업장 폐쇄를 요청하는 방식이었다.

‘원스트라이크 아웃’이라는 이름의 이 제도는 지난 5월 시행된 이후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논현동 A 초등학교에 위치한 신ㆍ변종 성매매 업소 14곳을 적발해 이 중 10 곳을 철거하고 1곳은 업종전환을 유도한 것이다.

지난 5일에는 이 일대에서 10년간 영업해온 대형 성매매업소가 철거되기도 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순탄하게만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김 계장은 “제도 시행전 교육지원청의 경우는 담당인력이 1명밖에 없었고, 강남구청의 경우는 아예 전담인력이 없는 상황이었다”며 “수차례의 간담회를 통해 성매매업소 철퇴라는 목표에 합의하고 구청에서는 전담TF팀을 신설하는 등 각 기관의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자신을 믿고 따라와준 질서계 팀원들이 없었다면 엄두도 못냈을 것”이라며 “묵묵하지만 경찰의 자존심을 걸고 노력하는 팀원들과 함께 강남 일대의 변종 성매매업소를 뿌리뽑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강남서의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우수사례로 선정, 4대 사회악 근절 시범운영관서로 지정했으며, 향후 전국경찰서를 대상으로 확대시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