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스터 고’ 개봉 앞둔 김용화 감독
“고릴라 1000컷 모두 CG로 이건 한국영화의 ‘미친짓’ 영화는 꿈이고 판타지 亞최고 오락영화 만드는게 꿈”
“제 인생의 승부수를 띄운 거죠. 이 정도의 완성도로 나올 줄은 저조차도 몰랐습니다. 진짜 상업영화, 세계 어디에서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오락영화의 끝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영화 ‘미스터 고’의 개봉(17일)을 앞두고 지난 9일 만난 김용화(43) 감독은 스스로 벌인 일을 “미친 짓” “만행” “무모한 짓” 이라고 되뇌었고 “재미의 끝” “상업영화의 궁극” “진짜 오락영화”라는 표현으로 자신의 영화적 지향을 거듭 표현했다. 인터뷰 하루 전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미스터 고’는 컴퓨터그래픽으로 구현된 디지털 캐릭터인 고릴라 ‘링링’과 처음부터 끝까지 3D 촬영으로 이룬 입체영상만으로도 한국영화의 “미친 짓”이라고 할 만했다. 올 초 김 감독은 주인공 고릴라의 자리를 비워놓은 2시간여의 영화 실사 촬영편집본을 투자배급사인 쇼박스 측에 전달했고, 이를 관람한 주요 임직원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과연 비어 있는 저 야구 타석에서 고릴라가 홈런을 치는 장면이 들어간다고? 눈에 보이지 않으니 믿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몇 개월 후 김 감독은 빈 자리에 살아 펄떡이며 희로애락의 눈빛을 가진 고릴라를 채워넣었다.
“‘국가대표’의 성공 후에 허망한 느낌이 몰려왔습니다. 그러던 차에 ‘미스터 고’ 프로젝트를 제안받았습니다. 거듭된 제안을 세 번이나 돌려보냈습니다. 이런 영화는 디즈니 같은 회사나 피터 잭슨 같은 감독이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했죠.”
결국 할리우드에선 1억~2억달러는 집어삼킬 만한 프로젝트가 300억원으로 실현됐다. 김 감독은 “내 이름과 시나리오만 갖고 손에 300억원이 쥐어졌고 제일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라니 난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라고 말했지만, 기획에서 완성에 이르는 3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김 감독은 숱한 밤을 술병을 앞에 놓고 홀로 새우기 일쑤였다. 주연배우 성동일은 시나리오를 읽고 중국에서 서커스단 고릴라를 들여와 촬영하는 게 아닐까 짐작했고, 전문가들은 “CG로 만들어도 기본적으로 촬영 분량의 30%는 퍼펫(puppet, 실물모형)으로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화 제작 초반 김 감독은 실제 크기의 고릴라 모형을 만들어 사람이 뒤집어 쓰고 연기하는 장면을 찍었으나, 이내 포기하고 고릴라가 등장하는 1000컷을 모두 CG로 제작하기로 했다. 더 큰 고비는 3D로 제작하기로 마음먹었을 때였다. 모두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제작비가 무려 50억원 이상 불어나는 결정이었기 때문이다.
“조로증 걸린 남자와 형의 이야기(‘오! 브라더스’)나, 120㎏의 거구 여성이 전신성형으로 미녀가 된다거나(‘미녀는 괴로워’), 스키점프를 몇 번 뛰어보지도 않은 이들이 국가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한다거나(‘국가대표’), 제가 하는 영화들은 모두 현실에선 불가능한 판타지죠. 저는 영화는 꿈이고 판타지라고 생각해요. 저는 마법을 풀어놓으면 되는 거죠. 단지 진실한 감정을 일으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 감독은 ‘미스터 고’ 이후 3편의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다. 로봇영화, 영어영화, 한국영화, 아시아합작영화가 키워드인 기획들이다. 김 감독은 “아시아의 최고 오락영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사진=박해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