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동반성장지수 평가 대상에 포함된 대기업들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동반성장에) 더욱 열심인 곳들인데, 등급이 낮으면 마치 더 문제가 있는 기업처럼 보이는 ‘아이러니’가 발생합니다. ”(A중공업 관계자)

“기업들 내부에서는 동반성장지수가 ‘기업 줄세우기’라는 불만이 크지만 드러내놓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자칫하면 동반성장에 부정적인 기업처럼 보일 수 있으니…” (B건설사 관계자)

동반성장지수 평가를 놓고 대기업들의 속앓이도 계속되고 있다. 동반성장 취지에는 십분 공감하지만 동반성장위원회의 평가 방식 및 우수ㆍ 양호ㆍ보통ㆍ개선으로 발표되는 ‘줄세우기 식’ 결과 발표에 대한 불만이 점차 커지는 상황이다.

물론 최하위인 개선 등급을 받아도 불이익이 주어지진 않는다. 우수 또는 양호 등급 기업은 공정위 실태조사 면제 및 세제 감면 등의 혜택이 있지만 개선 등급 기업에겐 ‘노력해달라’는 권고 정도다.

하지만 기업이 느끼는 후폭풍은 거세다. 기업 이미지가 큰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결과가 실명으로 공개되니 개선 등급을 받은 기업은 대중들에게 ‘동반 성장에 관심 없는 기업’으로 인식될 수 있다.

게다가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민주화 등을 강조하면서 지난 정권보다 동반성장의 중요도가 커지는 분위기라 하위 등급을 받은 기업은 ‘정부 눈밖에 날지 모른다’는 우려가 크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 해 발표 때는 개선 등급에 조선업체가 대거 포함됐었다. 일부 업체는 동반성장지수 등급을 올리기 위한 대책팀까지 마련하는 등 사활을 걸기도 했다”며 “자칫하면 동반성장 자체보단 등급 올리기에 더 집중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들은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업종별 경기상황을 고려해 동반성장지수 평가를 분야별로 나눠서 발표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지난 해에는 최악의 불황을 맞았던 조선ㆍ건설업계가, 올 해에는 소비 심리 위축으로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유통업계가 개선등급에 대거 포진됐다.

양금승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 소장은 “하위기업까지 서열화한 동반성장지수 발표방식을 놓고 대기업들이 굉장한 부담을 갖고 있다”며 “전면적인 지수 평가보다는 자발적으로 동반성장을 확산시킬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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