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경제민주화 흐름 속에서의 ‘무소불위’ 국회의 입법권 남용은 어떤 방법으로든 통제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입법권 남용은 과도한 규제 양산으로 이어지고, 이는 기업경영을 악화시키고 국민경제에 해가 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입법 영향을 사전 점검할 수 있는 입법평가제도나 사전영향평가제도를 시스템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특히 정부가 부처간 의견충돌이나 복잡한 절차를 피하기 위해 우회적으로 의원입법을 활용하는 ‘차명 발의’도 증가하는 것도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같은 시각은 한국입법학회와 한국입법학연구소가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국회 의원입법제도의 발전방안‘ 주제의 학술대회에서 나온 것이다. 9월 국회에서 산더미같이 대기 중인 경제민주화 법안과 최근 논란의 핵인 정부 주도의 상법개정안과 맞물려 입법권 남용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주목된다.
이호용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발표를 통해 “법치주의 하에서 국회 의원입법을 장려하는 것은 당연하나, 문제는 국회에서 의원입법으로 생산한 입법의 ‘질 ’이 형편없다는 것”이라며 “특히 최근에는 의원입법이 규제를 양산하고 이같은 기업규제는 국민경제에 오히려 해가 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의원입법에는 부실입법에 따른 졸속 심사가 뒤따르고, 엉터리 법률이 집행됐을때 그 피해는 국민과 기업에 고스란히 전가된다”며 “입법권 남용은 어떤 방법으로든 통제돼야 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경제포럼(WEF)이 매년 발표하는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한국은 20위 안팎을 유지하고 있지만 ‘정부규제 부담 정도’는 2009년 98위(133개국 대상)에서 지난해 117위(144개국 대상)로 하락한 것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형성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전 헌법학회장)은 “지난 몇 년간 우리국회의 상황을 보면 대통령과 동일 정당인 다수당은 정부가 제출한 법안에 대해 지나치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는 문제를 노출했다”며 “특히 경제민주화 갈등이 높아지면서 입법 의미가 너무 가볍게 다뤄지거나 신중치 못한 입법이 많아졌는데 이에 대한 합리적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지성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양적으로 팽창한 의원발의 입법안의 가결률이 16대 국회에서 27%, 17대 국회에서 21%, 18대 국회에서 13.6% 등으로 계속 낮아지면서 부실 법안이 다수 제출되고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며 “양질의 입법을 유도하기 위한 입법평가제, 사전영향평가제 같은 선진제도가 도입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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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평가제=법안을 사전적ㆍ사후적으로 또는 입법발의와 함께 병행적으로 헌법위반의 가능성 여부, 국민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는지의 여부, 예산상 실현가능성이 있는지 여부 등을 평가해 입법내용을 보완하도록 하는 것.
■사전영향평가제=일반적으로 기존 또는 새롭게 계획된 사업, 정책, 기술 등이 그것의 집행으로 인해 정치ㆍ경제ㆍ사회 및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 또는 평가해 정책대안의 선택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