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을 찾은 관객들은 영화를 기다리는 동안 원하든, 원하지 않든 수많은 광고를 접하게 된다. 연이어 반복되는 광고에 눈살을 찌푸리기 마련이다. 길게는 10분 동안 똑같은 광고를 보면서 영화 관람 전부터 지치기도 한다.

매번 반복되는 똑같은 광고 속 멀티플렉스 영화관 메가박스 스크린 광고대행사 에이블 커뮤니케이션즈(대표이사 김형우)는 변화를 꾀했다. 관객들의 감성과 웃음을 자극하는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행한 것이다.

이는 광고 시간의 일부를 공익적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관객에게 감동, 웃음, 추억을 주는 이벤트다. 감동을 주는 아름다운 시, 한국적 미를 살리는 아리랑, 연인들의 프러포즈, MBC ‘코미디에 빠지다’와 함께하는 캠페인 등 광고가 아닌 다양한 연상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에이블 커뮤니케이션즈 김형우 대표이사는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프로젝트’의 수장이다. 최근 강남구 논현동 사옥에서 마주한 그는 번뜩이는 마케팅 전략을 모두 공개했다.

“관객들의 반응이 굉장히 좋습니다. 이전에 본 적 없는 콘텐츠에 대해 신선하다는 반응이죠. 시 한 편으로 정서를 자극하고, 또 전통 아리랑을 만날 수도 있고요. TV에서 볼 수 있는 개그 프로그램도 나오니 재미있다는 평이 많아요.”

메가박스를 비롯 롯데시네마, CGV 3개사가 영화 상영 전 광고를 튼다. 광고개수가 매출로 직결되기 때문에 상영관은 더 많은 광고를 틀고 있다. 대부분 고가의 대형브랜드 광고물이다.

“광고라는 게 TV에서 볼 때와 극장에서 볼 때 느낌이 완전히 다릅니다. 프로그램을 기다리면서 보는 둥 마는 둥 하는 광고와 영화를 기다리면서 스크린을 통해 보는 광고는 차이가 있죠. 메가박스는 CGV, 롯데시네마와는 다르게 같은 광고는 반복하지 않습니다. 똑같은 광고가 반복되다보면, 아무리 재미있는 콘텐츠라도 지루하고 호의도가 떨어지기 마련이거든요. 중간 중간 그런 지루함을 달래줄 수 있는 콘텐츠를 찾던 중에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행하게 된 거고요.”

김형우 대표는 누구보다 광고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을 잘 알고 있는 듯했다.

“해외 실험 결과를 보면 8~10개 이상의 광고를 봤을 때 광고 효과가 없더라고요. 이 중에서도 똑같은 광고가 겹쳐 있다보면 노이즈 현상이 발생하고요. 공부할 때도 쉬는 시간이 있는 것처럼 이번 프로젝트 역시 그런 개념에서 출발한 것입니다. 일반 관객들이 극장에서 전혀 못 보던 콘텐츠를 제공하는 거죠.”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프로젝트’에서 가장 먼저 시행된 것이 바로 시. 한국시인협회에 직접 제안했다. 취지에 공감한 한국시인협회에서 매달 두 편 시를 선정하고 메가박스에서 영상으로 제작해 상영 중이다.

“한국시인협회에서 매달 2회씩 50작품을 선정하면 우리가 또 추립니다. 관객들이 정서적으로 반응이 좋을 만한 걸로 선정을 하죠. 사실 그 전에 일부 상영관에서 아이들이 지은 시를 테스트 했는데 반응이 좋더라고요. 이율 없이 다 재능기부를 해서 만드는 거고요. 시인협회에서 시를 재능기부 하는 거죠. 영상 제작은 윤디자인 연구소에서 재능기부를 해주고 있고요.”

단순히 눈에 보이는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다.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조금 더 즐거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현명한 마케팅 비법인 셈이다. 김형우 대표를 포함 모든 직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얻은 결과물이기도 하다.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남들이 못 하는걸 한 번 해보자’라는 생각이었죠. 사실 광고라는 게 시간이 지나면 의미가 없는 콘텐츠잖아요. 일차적으로 선보인 시의 반응이 좋다보니 그 다음에 할 게 뭐가 있을지 찾아봤죠. 아리랑이 유네스코의 문화재로 등재됐다는 소식을 듣고 ‘한 번 제대로 곡들을 관객들에게 보여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연 5천만명 정도가 메가박스 극장에 와서 영화를 보고 갑니다. 모든 관객들에게 노출 효과를 볼 순 없지만 적어도 절반의 관객에게는 효과가 나타나거든요.”

이 프로젝트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이 호의적이기 때문인지 MBC ‘코미디에 빠지다’ 팀들도 더 열심히 아이디어를 구상중이라고 한다. 이들은 메가박스와 함께 ‘스마일 캠페인 웃자 GO!’라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영화 및 극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을 소재로 웃음을 전한다.

“직접 들은 건 아니지만 개그맨 분들이 우리 프로젝트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하더라고요. 본인들도 극장에 가서 관객들이 즐거워 하는 모습을 직접 봤다고 해요. 단순히 TV가 아닌 대형 스크린에 본인들의 모습이 나오니 스스로도 즐거울 거고요. 실제로 반응도 좋고요. 이 프로젝트 역시 재능기부를 한 겁니다. 단순히 관객에게 재미를 주려고 하는 목적에서죠.”

김형우 대표는 향후에도 공익성과 관객들의 재미를 추구한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남들과 다른 마케팅법을 찾아 더 큰 효과를 창출해내겠다는 각오다.

“많은 사람들이 미디어에 대한 개념인식이 따로 없기 때문에 활용을 안 했던 거라고 생각해요. 대중매체는 정말 말 그대로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굉장하거든요. 방송은 어쩔 수 없이 시청률을 피해갈 수 없기 때문에 통속적이고 상업적인 방법을 유지할 수 밖에 없죠. 그렇지만 우리는 정말 순수한 캠페인으로 앞으로도 활동할 겁니다.” 양지원 이슈팀기자 /jwon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