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가의 70%” 고객들 현혹 배송 미루다 사이트 폐쇄 · 잠적 물건값 계좌이체 피해 눈덩이 대부분 해외서버 확인 어려워
직장인 김모(29) 씨는 지난달 중순께 모 언론사 홈페이지 배너 광고를 통해 쇼핑몰 ‘택지몰’(www.tacji.net)에 우연히 들어가게 됐다.
김 씨는 명품 시계, 신발, 화장품 등을 정상가보다 30% 정도 싼값에 판매하는 것을 보고 시계를 주문하고 돈을 보냈다. 하지만 물건이 열흘 넘게 배송되지 않아 항의했고 업체 측은 30% 할인 쿠폰을 보내주며 “고객님 죄송합니다. 며칠 후에 상품이 배송됩니다”라고 안내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께 이 업체의 운영자는 갑자기 사이트를 폐쇄하고 잠적했다.
배너 광고를 이용해 단기간에 고객을 끌어모은 뒤 돈만 챙겨 달아난 쇼핑몰 사기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배너 광고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띠 모양으로 부착하는 광고를 뜻한다.
현재 쇼핑몰 ‘500원’(www.500one.net)에 대한 피해가 전국 경찰서에 수십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유명 브랜드 운동화와 의류를 판매하는 500원몰은 몇 달 전 사업자 등록 후 포털사이트 배너 광고를 통해 단기간 급속히 고객을 끌어모았다. 이어 이달 초께 단 한 건의 배송 없이 사이트를 폐쇄했다.
명품 잡화, 화장품 등을 판매하는 ‘택지몰’도 6월께부터 포털사이트나 유명 언론사 홈페이지 등의 배너 광고로 고객을 끌어모은 뒤 지난달 말께 사이트를 폐쇄했다. 이 쇼핑몰 역시 단 한 건의 배송도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배너 광고를 통해 이들 쇼핑몰로 들어와 물건을 구매한 피해자가 수천여명, 피해액은 최소 수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이들 쇼핑몰은 현금 계좌 이체로만 물건값을 받아 피해가 더욱 커졌다. 피해자 박모(31) 씨는 “쇼핑몰 측이 ‘물건값이 다른 곳에 비해 싸기 때문에 현금으로만 받을 수밖에 없다’며 현금 계좌 이체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500원몰의 경우에는 경찰 추적에 대비해 계좌주와 계좌번호를 주기적으로 바꿔 홈페이지에 게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 쇼핑몰은 운영자가 해외에서 서버를 운영하거나 해외 사업자로 추정, 추가적인 사업자 정보 확인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은 이들 쇼핑몰이 고가의 명품을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광고한 것에 현혹돼 물품을 구매했다”면서 “배너 광고의 경우 특별한 기준 없이 광고대행사에 돈만 내면 계약 가능하기 때문에 배너 광고를 통해 물건을 구매할 때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상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