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 ‘혈세먹는 하마’로 전락했던 거가대로의 재정부담이 현저히 줄어들 전망이다.
부산시과 경남도는 거가대로 운영권 인수에 나선 KB자산운용과 진행해온 자본 재구조화 협상이 잠정 타결돼 오는 30일 개원하는 시ㆍ도의회 임시회에서 동의안 심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그 동안 거가대로는 투자유치 과정에서 맺어진 최소운영수입보장(MRG)에 따라 해마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부담금을 양 시ㆍ도가 세금으로 충당해야할 형편이었다. 과도한 수익보장이 문제가 되자 부산시와 경남도는 거가대로 운영권 인수에 나선 KB자산운용과 지난 1월부터 자본 재구조화 협상을 벌였다. 이과정에서 양 시ㆍ도가 운영권 인수를 승인해주는 대신 수입보장 구조를 현재의 MRG 즉, 최소운영수익보장 방식에서 SCS 즉, 비용보전 방식으로 변경하게 된 것이다.
부산시는 거가대로 운영사의 출자지분 교체와 수익률 인하의 내용을 담은 ‘변경 실시협약 동의안’을 부산시의회에 제출했다. 동의안의 핵심은 실제 통행량이 예상을 밑돌면 세금으로 차액을 보전해주는 최소운영수입보장을 폐지하고 비용보전(SCS)으로 바꾸는 것이다.
SCS는 투자 원금에 대한 이자와 운영 적자분(운영비-통행수익)만 보전해 주는 방식이다. MRG 적용 시 양 시ㆍ도가 40년 운영기간 통행료 수입(4조9000억원 추산)을 뺀 5조4586억원을 재원으로 보전해야 하지만 SCS를 적용하면 1007억원만 부담하면 돼 양 시도의 재정부담이 5조원 이상 줄게 됐다.
운영사에 보장된 경상수익률도 12.5%에서 4%대로 낮아진다. 금리는 변동금리(기준금리+1.35%)와 고정금리(기준금리+1.85%)를 50%씩 적용한다. 한때 KB자산운용은 9.01%의 금리를 요구했으나, 운영권 매각 허가권을 가진 양 시ㆍ도의 압박에 한발 물러선 것으로 알려졌다. 거가대로 운영권 보장기간이 앞으로 38년가량 남은 점을 고려하면 금리 0.1%는 317억원에 해당한다.
결국, 이번 동의안이 의회의 승인을 받을 경우, 양 시ㆍ도는 40년간 5조3579억원의 재정부담액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자본 재구조화를 통해 그동안 통행료의 결정 권한이 운영사에 있던 것을 양 시ㆍ도가 갖게 됐다. 그동안 거가대로의 통행료가 1만원 이상 책정돼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높은 통행료 탓에 통행량이 예상치인 77.55%를 밑돌면서 양 시ㆍ도가 해마다 수백억원을 보전하고 있다.
통행료 결정권한이 양 시ㆍ도로 옮겨진 만큼, 기존 요금에서 2000~3000원 가량 요금인하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거가대교의 과도한 통행료 산정은 감사원 감사에서도 지적된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감사원 역시 적정한 수준으로 통행료를 인하하는 것이 통행량을 늘리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조언한 바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번 자본 재구조화를 통해 양 시ㆍ도의 재정 부담액이 현저히 줄어들게 됐다”면서 “주변이 개발되고 요금인하 효과까지 더해져 통행량이 늘어나면 오히려 수익금을 환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