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등으로 신흥국의 외환 위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아직 외환시장에 ‘시그널’을 줄 시기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해당 신흥국들과 사정이 다른만큼 이들 국가의 위기가 한국으로 전이되기는 사실상 힘들다는 분석이다. 국내 은행 역시 적어도 3개월 이상은 위기 상황에 자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유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됐다.
22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최근 인도, 인도네시아,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국과 한국은 같은 선상에서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신 위원장은 “현재 위기 징후를 보이는 국가들은 공통적으로 경상수지 적자가 누적되고 외국인 자금이 주식ㆍ채권시장에서 동시에 순유출되는 특징이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외국인 증권투자가 순유입 중이다. 실제로 올해 외국인 투자는 7월말 현재 총 3조3000억원 증가했으며, 특히 채권은 11조9000억원 늘어 자금 유입을 주도했다.
이와함께 국내 은행들 역시 외화유동성이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의 위기상황을 가정한 외화 유동성 스트레스테스를 실시한 결과 6월 말을 기준으로 모든 국내 은행들은 이 테스트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국내 은행들은 적어도 3개월 간은 자체적으로 외화 유동성 위기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여유자금을 확보한 것이다.
국내은행의 신흥국에 대한 익스포져(위험노출액) 비중도 전체의 3% 수준으로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말 기준 국내은행의 인도 등 신흥 7개국에 대한 위험노출액은 81억달러로, 총 외화 위험노출액인 2700만달러의 3% 수준으로 잠정 집계됐다. 위험노출액은 외화대출금, 유가증권, 지급보증을 모두 합한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국내 경제여건이 양호한데다 은행들 역시 신흥국에 대한 익스포져 비율이 낮은만큼 이들 국가의 위기가 한국으로 전이되기는 사실상 힘들다”며 “아직 금융당국이 ‘카드’를 쓸 때는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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