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15일 오전 서울국립현충원에서 거행된 육영수 여사 추도식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이 보이지 않다. 같은 시각 박 대통령은 제68주년 광복절 경축식이 열린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추석 전후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하는 축사를 낭독하고 있었다.

8월 15일은 박 대통령에게는 두개의 상반된 시선이 교차하는 날이다. 대한민국 최대의 경축일이면서 박 대통령 개인에게는 통탄의 날로 기억되고 있다. 39년전인 19974년 어머니 고(故) 육영수 여사를 흉탄에 보낸 날이다. 당시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던 고(故) 육 여사는 북한 공작원 문세광이 쏜 흉탄에 맞아 비명에 갔다.

교수가 되기 위한 청운의 꿈을 안고 프랑스에서 유학중이던 박 대통령은 이날 ‘급히 귀국해야 한다’는 내용의 전화를 받고 곧장 한국으로 돌아왔다. 모친의 장례식을 치른 박 대통령은 그날부터 사실상의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해야 했다. 약관 22세의 일이었다.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들은 박 대통령은 귀국 비행기 안에서 계속 울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날카로운 칼이 심장 깊숙이 꽂힌 듯한 통증이 몰려왔다”고 당시를 회고하기도 했다.

지난 5일 청와대 참모진 개편 당시 2기 비서실장으로 중용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도 박 대통령과 8ㆍ15의 남다른 인연을 맺고 있다. 박 대통령의 원로 참모진인 7인회 맴버이기도 한 김 실장은 공안검사로 재직하던 1974년 육 여사를 피격한 문세광의 자백을 받아낸 인물이기도 하다.

매년 광복절 ‘재단법인 육영수 여사 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열리는 추도식에 박 대통령이 불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공작원의 ‘흉탄’에 어머니를 잃은 이날 박 대통령은 공교롭게도 북한에 평화와 통일의 메시지를 보냈다. 전날 남북간 실무회담에서 개성공단 정상화에 합의한 박 대통령은 “이번 추석을 전후로 남북한의 이산가족들이 상봉할 수 있도록 북한에서 마음의 문을 열어주길 바란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