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들에겐 추억 · 여성은 호기심 뽀글이 · 맛스타 · 군대리아… TV프로그램 인기타고 판매 급증 나트륨 높고 영양 균형 부족

‘뽀글이’ ‘맛다시’ ‘맛스타’ ‘군대리아’….

최근 군대 체험을 소재로 한 TV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면서 전투식량을 찾는 일반인이 크게 늘고 있다. 군대에 다녀온 남성뿐만 아니라 학생 및 여성들에게까지 전투식량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옥션은 지난 6월 15일부터 7월 15일까지 한 달 동안 전투식량 매출이 전년 대비 최고 220% 증가했다. 지난달 롯데수퍼에서는 판매 두 달 만에 누적 판매량 5만개를 돌파했다.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물을 부은 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물이 끓어 음식이 데워지는 ‘발열팩’이다. 현재 초고추장비빔밥, 쇠고기볶음밥 등 다양한 맛의 발열팩이 출시됐다. 햄버거 빵에 패티, 양상추샐러드, 딸기잼 등을 조합해 먹는 ‘군대리아’ 제조법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도배하고 있다.

전투식량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남성들에게는 군 복무 시절의 추억을, 여성들에게는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여름휴가철을 맞아 캠핑족이 증가하는 점,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점 등도 전투식량 판매 증가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전투식량은 휴대성이 좋고, 가격도 2000~3000원으로 싼 편이다.

산악회원인 김현옥(55ㆍ여ㆍ경기도 부천 거주) 씨는 “주말 등산 모임 때마다 ‘발열도시락’을 두세 개씩 챙긴다”며 “원래는 컵라면을 챙겼지만, 전투식량이 부피도 적고 속도 든든해 바꿨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투식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투식량이 극한의 상황을 대비한 군인들에게 최적화된 식품이라, 일반인에겐 식사 대용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성인이 하루에 필요한 열량은 2000~2500㎉인데 전투식량 한 끼 열량이 하루 필요 열량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높기 때문이다. 또 영양 성분이 고르게 포함되지 않고 고혈압 등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하는 나트륨이 과다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 발열도시락(480g)의 경우 나트륨 함량이 1823㎎으로, 하루 나트륨 권장치의 91%에 달할 정도다.

최일숙 경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영양 과잉 상태에 있는 현대인들에게는 고열량의 전투식량을 추천하고 싶지 않다”면서 “식사나 간식을 전투식량으로 자꾸 대체하다 보면 고혈압이나 비만 등 각종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환경호르몬을 유발할 수 있는 화학물질이 함유된 포장지나 일회용 발열제가 이용된다는 점도 우려를 사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환경호르몬은 안전 기준을 지키는 게 중요하며 발열제로 쓰이는 생석회의 경우 안전 기준치를 넘지 않으면 인체에 무해하므로 기준치 범위를 넘어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ㆍ박사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