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증인 채택에서 패배했다” “대승적 차원에서 대폭 양보했다”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위(이하 특위)가 7일 29명의 증인 채택에 합의하며 가까스로 정상 궤도로 되돌아갔다. 그런데 여야는 그 간의 파행에 대한 미안함보다는 서로 먼저 양보했다는 꼴불견이다.
새누리당은 증인 절반 이상이 민주당이 요구한 증인이라는데 초점을 맞췄다. 권성동 새누리당 특위 간사는 합의문 발표 뒤 “증인 협상에서 정청래 간사가 승리하고, 제가 패배했다”며 “국조를 이어가기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대폭 양보했다”고 강조했다. 증인 중엔 민주당이 요구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박원동 전 국익정보국장 등 전ㆍ현직 국정원 직원이 6명이 포함됐고,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등 경찰의 수사 축소 및 은폐 의혹에 연루된 12명의 경찰 측 관계자가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민주당은 자당 내 현역의원 출석 자체에 의미를 부여했다. 새누리당이 요구한 국정원 여직원 인권침해 및 매관매직 의혹의 증인으로 강기정 전 최고위원이 자발적으로 증인 채택에 응했다는 것이다.
정청래 민주당 간사는 “새누리당에서 민주당 당직자들을 많이 요구했는데, 강 의원이 내가 나가겠다고 큰 결단을 해주셨다. 강 의원의 용기에 감사하고 경의를 표한다”는 말로 강 의원의 희생정신을 부각시켰다.
그러자 권 간사는 “김현, 진선미, 우원식, 강기정 의원 순으로 관여도가 높은 순으로 요구했는데, 우리가 보기에 가장 가벼운 강 의원이 나오겠다고 해서 채택을 해줬다”며 집권여당의 양보정신을 강조하며 맞불을 놨다.
이처럼 여야가 자화자찬을 늘어놓았지만, 협상의 결과물은 식상하다. 원ㆍ판(원세훈, 김용판) 두 인물의 증인 채택은 기정사실화돼 있었고, 초미의 관심사였던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의 출석은 여전히 미합의 영역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애초에 국조의 목적을 제대로 파악했다면, 누가 협상에서 이겼느니 졌느니 하는 발언이 나올 수 있겠느냐”며 “이번 국조가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함몰돼 있었음을 자인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조민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