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단체장 어떻게 선출되나
한국 재계를 움직이는 5인, 경제5단체장은 특별하면서도 험난한 자리다. 재계를 대표하는 자리이면서도 동시에 재계의 각종 난제를 해결해야 할 의무도 피할 수 없다. 그만큼 경제단체장을 선발하는 과정도 결코 녹록지 않다. 회장 후보 선출에서부터 수차례 비공식 회의를 거치는가 하면, 대선을 방불케 하는 치열한 선거전도 뚫어야 한다.
경제5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중 선출 방식에서 중기중앙회를 제외한 다른 4단체는 사전에 독자 후보를 선정하는 추대제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최근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새롭게 회장직 내정된 대한상의는 관례상 서울상의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맡게 된다. 서울상의 회장단회의에서 단독 후보를 추대하면, 이 후보가 서울상의와 대한상의 회장을 모두 맡게 되는 방식이다. 박 회장 내정자 역시 지난 7월 말 서울상의 회장단회의에서 단독 후보로 추대됐다. 8월 서울상의 의원총회와 대한상의 의원총회를 거치게 되면 회장직 선발 작업이 마무리된다. 임기 3년에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전경련이나 경총, 한국무역협회 등도 추대제를 채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한상의와 비슷하다. 전경련은 사전에 비공식 회장단회의를 거쳐 회장 후보를 선임한 뒤 이를 총회에서 추대하는 방식으로 회장을 선출하며, 경총 역시 회장단회의와 단독 후보 선출, 총회 추대 등의 동일한 과정을 거친다. 두 단체 모두 회장 임기는 2년이다.
무역협회는 2000개 이상 협회 회원사 대표가 모인 총회에서 출석인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회장을 뽑는다. 이 역시 사전 회장단회의를 거쳐 단독 후보를 뽑고, 이 후보를 총회에서 추대하면 거수를 통해 찬반을 결정짓는 방식이다. 무역협회 회장 임기는 3년이다.
중기중앙회는 다른 단체와 차이를 보인다. 업종별 조합 회장이 한 표씩 투표하는 전원투표제 방식으로, 합의제나 추대제는 아니다. 추대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복수 후보가 출마, 치열한 선거전을 펼치는 게 중기중앙회의 특징이다.
단체별로 선출 과정을 둘러싼 뒷얘기도 다양하다. 노동현안을 주로 다루는 경총은 집회 및 시위가 많고 계란 투척 등 불미스러운 일도 다수 겪어야 하는 경제단체로, 특히나 회장 후보군을 찾는 작업이 험난하다고. 유난히 연임하는 회장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현 이희범 회장 역시 연임하고 있다. 올해로 경총이 43주년을 맞이하지만, 이희범 회장이 5대 회장에 불과하다. 워낙 회장직을 꺼리다 보니 1대 회장인 김용주 회장의 아들 김창성 회장이 3대 회장을 맡게 된 일화도 있다.
회장 후보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건 다른 경제단체도 마찬가지다.
전경련 관계자는 “선뜻 지원하는 후보가 별로 없으니 비공식적인 회장단회의가 수없이 열리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중기중앙회는 항상 3~4명의 후보가 출마, 흡사 대선과 같은 열기를 내뿜는 게 특징이다. 각 후보가 회원 자택으로 공약집이나 선거 포스터 등도 배포하고, 공약 연설도 진행한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직접 선거를 감독할 만큼 치열한 선거전이 매번 진행된다. 다만 현 김기문 회장은 연임 당시 드물게 단독후보로 진행돼 화제가 됐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총회에서 단 한 명의 이의 제기도 없이 박수를 통해 연임이 결정됐다”며 “그만큼 김 회장의 활동에 지지가 확실하다는 의미”라고 했다.
김상수ㆍ이슬기 기자/
김상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