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31일 방송된 SBS ‘짝’ 개성남특집에서 여자 4호를 사랑한 남자 5호와, 여자 4호와 짝을 이룬 남자 7호 그리고 여자 4호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회자되고 있다.

그것은 아마도 ‘짝‘에서 가장 스토리텔링이 그럴듯하게 흘러간 케이스였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생각된다. 세 명의 등장인물들은 무슨 트렌디 드라마나 로맨틱 코미디처럼 분명한 캐릭터들을 가지고 있었다.

드라마 같았던 실제 이야기의 주제는 ‘찌질남‘이지만 짠한 느낌이 있어 결코 외면하고 싶지 않은 남자 5호의 ‘애정 사투기‘ 내지 ‘러브 잔혹사’쯤이 되지 않을까 한다. 그래서 남자 5호는 최종선택에서 커플 맺기에 실패해 홀로 집에 가야 했음에도 가장 많은 방송 분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 멜로 드라마의 비극은 아직 여리고 미숙한 남자 5호가 너무 강한 상대인 여자 4호를 만난데서 싹텄다고 생각된다. 초반 남자 5호가 방송인 여자 4호와 동덕여대 방송연예과 휴학생 여자 3호 사이에서 살짝 ‘간‘을 보다 여자 4호에게 기울어질 때, 가시밭길일지도 모르는 그 비극성은 이미 예견된 것처럼 보였다.

남자 5호는 여자 4호의 무엇에 빠져들었는지는 잘 모르기 때문에, 그것이 미모이건 능력이건, 마음씨이건 상관없다. 어쨌든 여자 4호의 사랑을 얻어내는 방법과 과정에서 서툴고 기회주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남자 5호 본인도 “전쟁이라고 생각했다. 여자 4호와 데이트해야겠다는 생각 외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면서 “내 안에 악마를 봤다”는 말까지 했다. 목표를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겁한 방식을 사용했다는 말이다.

문제는 이렇게 규칙을 어기면서까지 열심히 했던 것이 거의 먹히지 않았다는 데 있다. 남자 5호에게 여자 4호는 버거운 존재인지도 모른다. 여자 4호는 남자 다루는 솜씨와 내공이 상당한 초절정 고수였다.(남자 7호보다 3살 연상녀인 그녀는 남자 7호가 “나이는 그냥 번호다”고 하자 기다렸다는듯이 “그 말 정말 좋다. 그럼 나는 21살이야. 오빠~”라고 불렀다) 남자 5호가 열심히 하고 있었지만 여자 4호는 그 위에서 놀고 있는 듯했다.

남자 5호가 감당하기에는 무리인 이런 여성은 오히려 집착보다는 ‘쿨’한 정서를 지닌 외국 스타일이 먹힐 수 있다. 스웨덴에서 자란 교포 남자 7호와 남자 5호는 스포츠카를 타고 달리는 것과 손편지로 아날로그 정서에 호소하는 전략의 차이만큼이나 극과 극이었다.

이미 승자는 정해져 있었는지도 모른다. 승자를 결정짓는 건 여자 4호의 마음이지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것 하나는 남자 5호에게 진정성이 그리 많이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마음만 급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데이트권이 걸린 자전거 레이스나 서바이벌 게임도 그렇고, 해양경찰인 남자 4호를 활용해 여자 4호에게 진심을 전달하는 방식도 너무 뻔해 보였다. 완벽한 연기가 아닌 발연기 수준이었다는 이야기다. 남자 5호는 자신의 마음이 담긴 손편지를 주고 사랑한다는 프로포즈까지 하고도, 달리 말해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도 진심보다는 꼼수와 집착이 더 강하게 전달됐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남자 5호가 진정성을 보여주고도 짝을 맺는데 실패할 수 있다. 하지만 전국에 있는 여성시청자 몇 명의 마음은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연애에는 미숙하지만 왠지 보호해주고 싶은 ‘우리의 호프’ 남자 5호가 시즌2에서는 꼭 괜찮은 여성과 커플을 이뤘으면 한다. 그 때는 조금 더 성장해 있겠지.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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