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모방” 對 “보편적 행사” 공방
등축제를 놓고 지자체 간 갈등이 법정싸움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창희 경남 진주시장이 지난달 31일 서울시청 앞에서 “등축제는 서울시가 진주시를 모방했다”며 1인 시위를 벌이고 행사를 중단하지 않을 시 법적 대응을 하겠다며 서울시를 압박했다. 서울시 역시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진주시를 대상으로 명예훼손 등의 법적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문철 서울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장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노이즈마케팅을 우려해 대응을 자제해왔지만 도를 넘은 비방에 사실관계를 밝힌다”며 표절이 아닌 근거를 하나하나 설명했다. 한 본부장은 “등축제는 아시아 전역에서 개최되며 우리나라에서도 통일신라 때부터 전국적으로 행해진 보편적 축제”라며 “물 위에 등을 띄우는 유등 축제 역시 서울 한강에서 1988~1993년 열렸다”고 말했다.
시는 진주시가 모방이라고 주장하는 11개 등 중 숭례문등, 뽀로로등, 소원지 붙이기, 소망등 터널, 학등 등 5개는 서울에서 먼저 전시됐고 용등과 제천시 상징등은 해당기관에서 양 축제에 전시한 것이며 축등, 슈퍼맨 캐릭터 등 4개는 보편적인 소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서울등축제 이후 진주남강유등축제의 관람객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진주시의 주장이 억지라고 주장했다.
한문철 본부장은 “서울시에서 서울등축제 구간 일부를 진주 축제 홍보구간으로 운영하는 등의 상생방안을 마련해 제시했지만 진주시가 거부하고 오직 행사중단만을 요구했다”고 강조했다. 진주시가 원론적인 입장을 고집하는 한 박원순 시장과의 면담도 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창희 진주시장은 지난달 31일 오전 ‘진주남강유등축제 베낀 서울 등축제 중단’이란 내용의 피켓을 들고 서울시청 앞에서 한 시간 동안 시위를 했다.
진주시는 임진왜란 진주성 전투 때 쓰인 통신신호에서 유래한 남강유등을 발전시켜 지역 축제를 해오다가 2000년부터 ‘진주남강유등축제’라는 명칭으로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서울시는 2010∼2012년 한국방문의 해를 기념해 청계천 일대에서 등축제를 열었고 연례화하기로 했다.
황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