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화신(SBS)’도 폐지됐다. 강호동의 아성도, 신동엽 김희선 김구라 봉태규로 무장한 초특급 MC군단의 기세도 이젠 한풀 꺾였다. ‘토크쇼’라는 카테고리 안에 묶였을 때의 이야기다. ‘1인 토크쇼’든 ‘집단 토크쇼’든 지상파 토크 프로그램이 맥을 못 출 때, 이른바 ‘떼토크’로 불리는 종편의 토크쇼는 기가 살았다. ‘화신’의 발목을 잡은 것도 종팝편성채널 JTBC의 ‘유자식 상팔자’였다.
지금 안방 토크쇼는 지각변동에 한창이다. 지난 8월22일 ‘무릎팍도사’가 폐지된 데 이어 지난 25일에는 SBS ‘화신’의 폐지가 결정됐다. 최근 ‘화신’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5~6%대의 시청률을 유지해왔던 ‘화신’은 국내 최초 ‘생방송 토크쇼’ 시도한 이후 그나마 저조했던 시청률까지 내려앉혔다. 지난 24일 방송분이 3.5%(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 곧이어 ‘화신’의 폐지가 결정됐다. ‘화신’이 시청률이 하락세를 탈 때, 조용히 치고 올라온 프로그램은 ‘유자식 상팔자’였다. 같은 기간 ‘유자식 상팔자’는 4.7%(전국 유료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유자식 상팔자’의 최고 시청률은 5.1%(광고 제외)다.
지상파 방송사의 예능국 관계자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이미 방송가에는 1인토크쇼나 스타 게스트들이 주를 이루는 토크 프로그램은 수명을 다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며 “동일한 스타들이 출연해 비슷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토크프로그램에 시청자들은 진작부터 식상해졌고, 지금은 일반인도 스타가 되는 시대다. 같은 토크 프로그램이라면 타깃층이 분명하고 보다 독한 토크들을 전하는 종편의 집단토크로 리모콘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종편채널의 ‘틈새시장 공략’이 성공한 셈이다. 이른바 ‘떼토크’로 불리며 승승장구 중인 종편 채널의 집단토크는 지상파 토크쇼와는 성격이 다르다. 이름값 하는 스타도 없고, 타깃층도 분명하다. 주제도 명확하다. 중년세대를 겨냥해 건강과 재테크 비법을 간파하는 ‘닥터의 승부’, ‘고수의 비법 황금알’은 물론 시집살이와 부모와 자식간의 갈등, 결혼생활 등의 소재를 다룬 ‘웰컴 투 시월드’ ‘유자식 상팔자’ ‘ 속풀이쇼 동치미’가 그렇다. 젊은세대를 겨냥, 청춘남녀의 거침없는 연애담으로 네 남자가 수다를 떠는 ‘마녀사냥’도 있다.
사실 종편의 떼토크를 놓고 ‘그 나물에 그 밥’ ‘자극적인 19금’이라는 비아냥이 만만치 않았지만 결과를 놓고 보면 흔해빠진 생활밀착형 토크나 전문가 토크, 19금 연애담이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자식 상팔자’와 ‘닥터의 승부’를 연출하는 성치경 JTBC PD는 종편 집단토크의 경쟁력으로 다루지 않는 콘텐츠의 공략과 공감대 형성을 꼽았다. 성 PD는 “종편이 처음 출범할 당시 밤11시대 지상파에는 없는 토크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시기엔 연예인 토크쇼가 지상파 11시대에 넘쳐났고, 종편의 주시청층은 중장년층이라는 점을 고려해 ‘건강’에 초점을 맞춘 전문가들의 백화점식 토크쇼를 만들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틈새시장’ 공략이었다. ‘닥터의 승부’ 이후 타종편에서도 ‘황금알’을 비롯한 다양한 전문가 토크가 쏟아졌고, ‘인포테인먼트 토크쇼’는 종편이 구축한 한 장르로 자리잡게 됐다.
‘유자식 상팔자’의 경우, 종편의 ‘전문가 집단토크’가 범람할 때 등장한 프로그램이다. ‘붕어빵(SBS)’의 사춘기 버전으로 스타부모와 자식간의 소통에 방점을 둔 집단토크였다. 지난 6월 첫방송될 당시만 해도 성공 가능성은 미지수였지만, 프로그램은 초특급 스타들을 제치는 저력까지 발휘했다. 성 PD는 ‘유자식 상팔자’의 흥행요인에 대해 “연예인들의 신변잡기는 남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강하다. 시청자가 봤을 때 자신과 공감대가 형성하지 않는다면 흥행력이 없다”며 “‘유자식 상팔자’의 소재는 ‘소통의 부재’에 핵심을 뒀다. 사춘기는 누구나 겪어온 시기이고, 자녀문제는 중장년층이 겪어가는 이야기다. 때문에 10대부터 중년층까지 폭넓은 시청층에게 공감을 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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