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하남현 기자] 26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내년 복지관련 지출 예산 규모는 모두 105조8726억원에 달한다. 2014년이 복지 예산 100조원 시대의 원년이 되는 것이다. 전체 예산에서 29.6%를 차지한다. 복지 예산 비중 역시 최대 수준이다. 전년대비 8.7%증가해 증가율도 다른 분야와 비교해 가장 높다. 그럼에도 기초노령연금, 대학 반값등록금 등 박근혜 정부의 주요 복지공약은 줄줄이 축소된채 예산에 반영됐다. 재정여건을 고려하지 않은채 포퓰리즘 공약을 밀어붙인 결과다. 정부는 경제활성화를 통해 향후 소요되는 복지공약 재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미 공허한 ‘공약(空約)’이 된 사업을 되돌리기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복지에만 예산 30% 투입해도 공약 후퇴 불가피= 보건ㆍ복지 분야 예산의 증가는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주택구입 및 전세자금 지원액을 7조7000억원에 9조4000억원으로 1조7000억원 늘리고 국민연금, 고용보험료 지원대상을 월평균 130만원에서 135만원으로 올리는 등 복지안전망을 확충함에 따른 것이다. 사회복지직 공무원을 1777명 확충하는 등 복지 전달체계 개편안도 반영됐다.
하지만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20만원을 지급하겠다던 기초노령연금은 수혜혜택이 소득하위 70%로 줄었다. 이를 통해 당초 계획했던 7조2000억원의 관련 예산이 7조원으로 줄었다. 또 암을 비롯해 심장, 뇌혈관, 희귀성질환 등 4대 중증질환 진료비를 국가가 책임진다던 공약 내용 역시 본인부담이 평균 연 60만원이 줄어드는 선으로 예산에 잡혔다.
복지예산은 아니지만 대학 반값등록금 시행시기는 2015년에서 2016년으로 늦춰지게 됐다. 고교 무상교육 시행 역시 이번 예산안 편성에서 배제됐다.
SOC(사회간접자본) 관련 지역공약 역시 동남권 신공항건설에 타당성 조사비 20억원, 보령-울진 고속도로 건설의 경우 사전 기본계획 조사비 10억원 등 신규사업의 경우 사업계획수립비만 지원된다. 신규사업비 관련 예산 규모는 약 700억원 수준에 그친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SOC 사업의 특성을 감안하면 현 정부 임기 내 공약이행이 사실상 쉽지않은 셈이다.
이석준 기획재정부 2차관은 “세입 사정이 좋지 않은 가운데 가급적이면 공약 부분을 반영하도록 했지만 부담이 과도한 부분은 단계적으로 지원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경제 활성화해 공약 달성?= 정부는 이번 예산안을 ‘경제활력ㆍ일자리 예산’으로 지칭했다. 경제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복지 재원도 늘리는 ‘선순환’을 목표로 하겠다는 것이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예산안은 경제활성화에 주안점을 뒀고 그런 과정에서 복지 수준을 조정했다”며 “경제활성화와 비과세ㆍ감면 및 지하경제 양성화 과정을 통해 공약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정책금융 규모를 전년대비 24조3000억원 늘리는 등 투자촉진과 수출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에 예산을 쏟아부었다. 연구개발(R&D) 예산도 올해보다 4% 늘어난 17조5000억원으로 책정했다.
또 사회서비스 등 직접일자리 규모를 60만1000명에서 64만6000명으로 확대하고 청년, 여성, 장년 등 계층별 맞춤형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등 일자리 관련해 11조8042억원의 예산을 들인다. 올해 본예산 대비 7.7%증액한 수치다.
하지만 향후 경기 회복을 낙관하기 어렵고 국가 재정건전성도 개선해야 하는 상황에서 미뤄진 복지 공약 지원이 추후에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