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스마트폰 테두리의 미세한 각도 마저도 소송 대상이 될 정도로 전자제품 업계에서 디자인도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 다양한 모델의 스마트폰이 출시되는 요즘, 생각지도 못한 디자인으로 흠칫 놀라게 만드는 ‘어글리폰’도 있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지만 의외로 단순한 디자인의 애플 아이폰 시리즈와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가 사랑받는 것처럼 복잡한 디자인만이 성공요소는 아니다. 블룸버그통신이 어글리폰 모델을 몇 개 소개했다.

지난 2006년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명품 전자기기업체 골드비쉬는 다이아몬드와 금으로 장식한 휴대전화 ‘르 밀리온(Le Million)’을 출시했다. ‘백만장자’란 뜻의 이름에 걸맞게 가격은 100만유로, 우리돈 14억5000만원이며 얼핏 보면 아메바처럼 생겼다. 전세계적으로 3개밖에 만들어지지 않은 희귀한 제품이다.

시대를 너무 앞서가도 문제다. 손목에 차는 휴대전화 상용화는 일반적인 휴대전화보다 더 많은 도전정신을 필요로했다. 최근 삼성전자가 갤럭시 기어를 출시하며 상용화에 한 발 더 다가갔으나 시대를 너무 앞서간 제품들도 몇 있었다. 10년 전 차이나일렉트로닉스가 출시한 F88 손목시계형 휴대전화는 손가락에 스피커를 끼고 소리를 들어야 했으며 지금 보면 거대해 보이는 카메라와 핸즈프리 키트는 실험적이긴 했으나 편의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무리 휴대전화가 패션 액세서리 기능을 한다지만 목에 거는 휴대전화도 대중들에겐 낯선 제품이었다. 지멘스는 2003년 젤리브리(Xelibri) 시리즈를 출시했는데 목걸이 펜던트로 쓰기도 그렇고 휴대전화라고 하기도 애매해 저조한 실적 속에 1년도 채 못되어 판매가 중단됐다.

휴대전화에 뱀을 휘감은 디자인은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다. 영국 휴대전화 개발업체이자 노키아의 자회사인 버투(Vertu)가 프랑스의 주얼리 브랜드 부쉐론과 함께 만든 코브라폰은 한 마리 코브라가 휴대전화를 ‘ㄷ’자 형으로 감싸고 있다. 지난 2006년에 출시된 이 제품은 다이아몬드로 외부를 장식하고 있으며 가격은 31만달러였다.

다이얼이 2개인 디자인도 생소하다. 일본의 가전업체 도시바가 개발한 G450은 TV 리모컨인지 MP3플레이어인지, 송수화기는 어디있는지 혼란스럽게 만든 제품이다. 2008년 출시된 이 제품 역시 조용히 사라졌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된 노키아도 물론 혁신을 꿈꾸기도 했으나 2003년 출시된 7600 손바닥폰은 키패드의 배열을 좀 더 고민했어야 했다. 사용자 편의성은 어디로 가고, 화면 양 옆에 번호순으로 나열된 숫자패드는 기존 패드에 익숙한 사용자들이 전화를 걸기엔 조금 곤란함을 경험했을 제품이다.

너무 단순해도 곤란하다. 2006년 출시된 노키아 7380 모델은 지나치게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다 실패한 사례다. 키패드는 없고 대신 아이팟처럼 휠을 돌리고 클릭하도록 만들어졌는데 전화를 빨리 걸기엔 너무 역부족이다.

혁신의 실패가 문제긴 하지만 노키아가 꽤 많은 시도를 하긴 했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있는 휴대전화 액세서리 제조업체 지보리(Givori)는 노키아와 함께 크리스탈, 보석 등 각종 장신구들을 뒤죽박죽 혼합해 만든 제품을 소개했다. 이집트의 여왕 네페르타리를 모티브 삼아 제작된 이 제품은 50개가 만들어졌지만 전부 손으로 제작돼 같은 제품이 하나도 없다. 가격은 대략 4500달러 정도였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조그만 화면에 답답함을 느낀 휴대전화 이용자들이 많았을 터. 한국에서 2006년 공개된 2개의 작은 화면을 붙여 만든 휴대전화 시제품 역시 상용화되진 못했다.

ygmoon@heraldcorp.com [사진=블룸버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