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26일 대법원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배임 혐의에 대해 일부 유죄ㆍ일부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하면서 사건은 다시 서울고법으로 넘어갔다. 원심의 징역 3년형이 그대로 유지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김 회장 선처를 받게될 가능성이 조심스레 언급되는 반면,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는 이날 김 회장에 대한 원심 판결의 3가지 문제점을 지적하며 파기 환송했다.

재판부는 한유통 등 한화그룹 부실계열사의 금융기관 채무에 대한 부당지급보증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액을 재산정하라고 판결했다. 부실계열사가 채무 변제 자력이 없어 이미 지급보증받은 부분을 보증인이 대신 변제해야 하는 상황이 됐을 때 이를 막기 위해 추가로 지급보증을 한 것이 새로운 손해를 발생시킨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원심은 추가로 지급보증한 부분에 대해서도 배임으로 인정해 손해액을 정한 바 있다.

한화석유화학 소유의 부동산을 부실계열사에 저가매각한 부분도 다시 심리된다. 원심은 잘못된 감정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부동산이 적정 가치보다 낮게 매각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새로 감정평가를 해야 한다. 이 부분 배임 행위는 무죄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럴 경우 원심에서 무죄가 됐던 드림파마 선수금 지급 부분(배임ㆍ횡령)이 유죄로 바뀌기 때문에 김 회장의 득실은 추후 따져봐야 한다.

만약 파기환송심에서 대법원의 취지를 받아들일 경우 김 회장이 회사에 끼친 손해액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특히 부실계열사에 대한 지급보증 혐의 액수가 수천억원에 달해 배임액 조정도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 측으로서는 형량 감경 조정 혹은 집행유예 선고를 기대해 볼 수도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이번 대법원 판결이 김 회장 측에 마냥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부실계열사에 대한 지원은 ‘경영상 판단’ 원칙에 따라 면책돼야 한다”는 김 회장 측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지원 기준이 없었던 점, 이사회 결의 등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경영상 판단 원칙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당초 원심의 형량이 양형기준 상 상당히 낮은 축에 속하는 징역 3년이라는 점도 더 이상의 감경을 기대하기 어렵게 하는 부분이다. 김 회장의 배임ㆍ횡령액은 아무리 감경 조정해도 징역 3년 이하로는 선고될 수 없다. 김 회장은 배임ㆍ횡령 외에도 양도세 포탈, 공정거래법 위반 등이 유죄로 인정돼 이를 합산할 경우 양형기준을 어기지 않는 한 추가 감경은 사실상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