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상범 기자]서울 구로구의 한 오피스텔에 사는 박모(34) 씨. 지체장애 4급인 박 씨는 매일 주차할 때면 골치가 아프다. 장애인 주차전용 구역에 차를 대려고 해도 언제나 일반차량이 자리를 점령하고 있기 때문. 처음에는 차주에게 전화를 하거나 경비원을 통해 차를 빼달라고 했지만 그것도 잠시. 매번 주차를 할 때마다 장애인 전용구역에는 일반 차량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박 씨는 “여기에 장애인이 살고 있다고 안내문이라도 붙여야 하냐”며 “왜 장애인 전용으로 지정된 곳에 아무런 거리낌없이 주차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이나 마트와 같은 다중이용시설은 물론, 오피스텔이나 아파트 등 공용주거시설도 장애인을 위한 주차구역이 의무적으로 설치돼 이를 위반시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돼있다. 하지만 실제 이를 지키는 경우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입주민들은 주차공간이 남아있어도 타 주차면에 비해 넓고 엘리베이터가 가까워 주차가 용이하다는 이유로 거리낌없이 얌체주차를 하고 있다.
전용구역을 위반하면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경고문이 있지만, 설마 마트도 아니고 일반 주거지까지 단속을 나오겠냐며 배짱주차를 하는 경우도 다수다.
주차공간이 열악한 원룸이나 다세대 주택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엘리베이터식 주차공간외 자주식 주차장을 마련하고 있는 원룸에서도 장애인 주차면은 일반 입주민의 주차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원룸에서는 아예 장애인 주차면을 일반차량의 주차 장소로 지정해 둔 곳도 있다.
마포구의 한 원룸을 관리하는 오모(50) 씨는 “주차면이 부족하다보니 장애인주차구역에 일반 차량을 대고 있다”며 “현재 거주하고 있는 장애인이 없으니 문제가 될 것 없지 않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애인차별철폐연대 관계자는 “법적으로 장애인 주차장이 지정돼 있지만 일반인들의 인식부족으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인식확대와 함께 현재 장애인관련 부서가 단속하고 있는 것을 일반 주차단속 요원에게도 권한을 부여해 실질적인 단속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