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오리온서 지원 거절…동양그룹 CP·사채 올 1조3000억 만기

채권단도 “지원 검토한 적 없다” 유동성 바닥상태 상·차환 힘들어 계열사 지분 처분 등 자구책 추진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동양그룹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1조3000억여원의 어음 및 사채를 막기 위해선 연내 최소 7000억원 이상의 유동성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다.

만약 이번 위기를 넘기지 못한다면 지난 1999년 ‘대우그룹 사태’처럼 그룹이 공중분해될 수 있다는 위기감까지 감돌고 있다.

24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동양그룹의 부채는 3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금융권 여신은 1조2000억여원에 불과하고, 나머지 2조3100억여원은 기업어음(CP)과 회사채, 전자단기사채 등인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CP나 회사채, 전자단기사채 등 대부분이 만기가 1년 이내로 짧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CPㆍ회사채 등은 1조2692억원으로, 이 중 당장 이번주에 만기가 돌아오는 것은 CP 400억원과 회사채 800억원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동양그룹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1조3000억여원의 어음 및 사채를 막기 위해선 연내 최소 7000억원 이상의 유동성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동양그룹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1조3000억여원의 어음 및 사채를 막기 위해선 연내 최소 7000억원 이상의 유동성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에선 동양그룹이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일단 연내 7000억~8000억원의 유동성을 마련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안영복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동양그룹은 최소 7000억~8000억원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7000억원 안팎의 자금으로 CP와 회사채 차환 발행을 함으로써 위기를 넘기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주회사 격인 동양의 경우 6월 말 현재 부채비율이 650.6%, 차입금 의존도 73.9%로 각각 나타나 재무 안정성이 매우 취약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7월 말 현재 관계사 차입금을 뺀 일반 차입금은 각각 4115억원, 3239억원으로 집계됐다. 일반 차입금 대부분이 단기성 CP로 구성돼 유동성 위험이 크다는 분석이다.

동양그룹은 형제 그룹인 오리온그룹과 채권단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모두 거절당한 상태다. 이에 따라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동양그룹은 우선 일부 레미콘공장과 선박, 폐열발전소, 오리온 주식 등을 매각했으며, 동양매직과 추가 레미콘공장 등의 매각도 추진 중이다. 동양파워와 동양증권 등 주요 계열사 지분 처분도 고려하고 있으며, 특히 매수자가 원할 경우 동양파워 지분을 넘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동양그룹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악화하면서 매각 과정이 지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 당국은 동양그룹이 주 채무 계열로 선정되지 않아 금융권의 부실과 연관성이 적은 데다 투자자 피해도 가시화되지 않은 상태라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채권단 역시 동양그룹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 여부에 대해 “검토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신소연 기자/


carri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