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하바나의 도심지를 고풍스러운 클래식카가 달리고 있다. 그런데 차가 좀 이상하다. 위, 아래가 분해돼 있다. 알쏭달쏭하다.

평면과 입체가 한 화면에서 공존하는 독특한 작품을 만든 이는 홍성도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조각을 전공한 작가는 찰나를 담은 사진에서 출발하지만 시간성을 강조한 릴리프 작업을 제작한다.

그는 ‘여행자’ 시리즈를 위해 쿠바를 다녀왔다. 쿠바 곳곳을 찍은 뒤 다시 한 번 더 찾아 촬영한다. 그리곤 변화가 있는 부분을 오려내고 구부려 첫 번째 사진에 붙인다. 따라서 그의 사진은 도시의 방문 기록이라기보다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대상의 이미지를 구현한 것이다. 동시에 재현된 것과 실재 사이의 간극을 통해 대상의 본질을 탐구한 작업이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