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20대 여성 A 씨는 지난 14일 밤 11시30분께 산책을 하기 위해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인근 한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서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자전거를 탄 한 남성이 A 씨 옆으로 오더니 A 씨의 가슴을 세게 만지고 도주했다. 이른바 ‘슴만튀(가슴 만지고 도망치기)’였다.
A 씨는 “20대 정도로 보이는 남성이 기어가 없는 픽시자전거를 타고 있었다”며 “성추행을 당한 뒤 곧바로 인근 경찰서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한강공원이나 도심 번화가 등 사람이 많은 곳에서 자전거를 타고 ‘엉만튀’(엉덩이 만지고 도망치기), 슴만튀 등을 하는 성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자전거로 출퇴근하거나 운동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자전거를 이용한 성범죄도 덩달아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 인터넷 카페 ‘자출사(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에는 성추행을 당했다는 고민이 줄을 잇고 있다.
20대 여성 B 씨는 한달 전 서울 중랑구 중랑천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다 성추행을 당했다고 이 카페에 글을 올렸다. 지난달 초께 어느 주말 오후 자전거를 타고가는데 자꾸 누가 뒤에서 따라오는 것이 느껴져 돌아보니 50대 남성이 B 씨의 엉덩이를 휴대전화로 몰래 촬영하고 있었다는 것.
B 씨는 “자전거 성추행을 당한 뒤로는 누가 뒤에 붙어서 따라오기만 해도 움찔하고 놀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자전거 성범죄를 당해도 신고하지 못하거나 신고를 하더라도 범인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자전거 성추행 신고가 최근 증가하고 있지만 폐쇄회로(CC)TV, 인근 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이 없으면 범인 검거가 어렵다”면서 “검거하더라도 뚜렷한 증거없으면 처벌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자전거 뺑소니도 급증하고 있다. 세 달 전 서울 광진구에서 발생한 자전거 뺑소니 사건은 단서를 하나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 10일께 광진구 자양동에서 한 50대 남성이 MTB자전거를 타고 가다 보행자를 치고 도주했다. 경찰은 수사를 벌였지만 단서를 찾지 못했고, 목격자 제보를 받기 위해 최근 사고 현장에 용의자 현수막을 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