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기자]이수근이 눈물을 쏟아냈다. 지난 17일 방송된 KBS2 ‘우리동네 예체능’ 24회는 예체능팀과 제주도 조천의 배드민턴 마지막 승부가 펼쳐졌다. 배드민턴 마지막 대결에서 만난 두 팀은 접전 끝에 예체능팀의 아쉬운 패배로 돌아갔다.
그 중 이수근이 뜨거운 눈물을 쏟아내 눈길이 쏠렸다. 3:0으로 지고 있던 상황, 그 누구도 선뜻 나가겠다고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팀의 맏형인 이만기와 강호동은 이수근에게 “수근아~”라며 기회의 포문을 열어주었다. 앞서 제작진과의 일대일 면담에서 “사실 지고 싶은 사람은 한 명도 없다. 마음을 비웠다.”며 허심탄회한 속내를 드러낸 바 있는 예체능 ‘최약체 꼬리조’ 이수근에게 찾아온 예상 밖 출전 기회였다.
이에, 이수근은 이종수에게 “꼭 넘겨줄게. 내 인생을 걸어서라도 넘겨줄게”라며 동료로서, 형으로서 비장한 각오를 내비쳤다. 하지만 1점만 더 따내면 듀스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이수근은 마지막 공을 받아내지 못했고 경기는 9:11로 종료됐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마자 코트에 드러누워 일어나지 못하던 이수근. 그의 손가락 사이로 하염없이 눈물에 쏟아져 나오자 강호동, 최강창민 등 예체능팀 모두가 함께 오열했다. 팀이 져도, 힘들어도, 본인이 연이어 패배를 맞이해도 언제나 ‘괜찮아~ 괜찮지~ 괜찮찮찮지’를 외치던 이가 이수근이었다. 승리 밖에 몰랐던 잘난척쟁이 이수근의 입이 어느 때부턴가 닫히기 시작한 이후 예체능팀원들은 그의 활기찬 허세가 돌아오길 바라고 있었다.
그런데 웃기기만 하고 자신의 속내는 감추기만 했던 그 형이 목놓아 울기 시작한 것이다. 이수근의 “괜찮아”는 예체능팀의 마지막 보루와 같았다. 이에, 이수근의 오열과 함께 댐 무너지듯 예체능팀은 서로를 얼싸안고 울기 시작했다.
이수근은 자신이 스스로 말했듯, 속내를 감추고 내색을 하지 않는 개그맨이다.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줄 모르던 그가 카메라를 멈추게 하고 한동안 목놓아 울었던 것은 단순한 경기의 패배 때문만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수근의 눈물이 안쓰렵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수근은 요즘 예능인으로서 깊은 슬럼프에 빠져있다. 한순간도 쉬지 않고 달려온 탓인지 휴식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내색을 하지 않는다고 미덕은 아니다. 이수근이 ‘승승장구‘에서 눈물을 흘릴 때보다 그 이후 흘리는 눈물의 느낌은 훨씬 반감된다. 힘든 걸 내색하지 않고 있다가 가장 친한 후배들로부터 “힘들어도 속으로 넘기는 형이다”는 이야기가 나와도 대중들은 크게 와닿지가 않을 때가 있다.
지난주 주원이 ‘1박2일‘에서 이수근의 원형탈모에 대해 “얼마 전 수근이 형이 자는 모습을 보고 갑자기 울었다.”라며 “그 전에는 몰랐는데 머리에 탈모가 있더라. 형이 티를 안내는 성격이라 몰랐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이에 이수근은 예의 그렇듯이 “돌에 맞은 것”이라며 에둘러 감추기만 했다. 한민관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오히려 이수근은 자신이 힘든 것을 순간순간 도마에 올려놓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현실적인 방법을 택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한편, 이날 ‘예체능’은 강호동마저 수건으로 흘러나오는 눈물을 닦아야 했고 최강창민, 조달환, 이지훈, 찬성, 존박, 이만기 모두를 눈물 젖게 만든 그들의 억눌렀던 북받침을 제작진은 엔딩의 자막으로 대신했다.
“12주간의 모든 경기가 끝나고 갑자기 수근에게서 눈물이 터져 나왔는데 그건 아마도 꽤 오랫동안 담아둔 어떤 것일 테지만 그 정확한 의미는 누구도 알 수 없었다. 분명 우리는 배드민턴 선수도 아니고 그냥 즐거워서 어울려 쳤을 뿐이다. 그런데 이토록 뜨거운 눈물을 흘렸던 것은 그만큼 뜨겁게 무언가에 몰두했었기 때문이 아닐지”
승률을 떠나 즐기는 생활체육. 패배가 눈물이 아닌 새로운 기회가 되고 어울림이 즐거움을 위한 과정이 되어 가고 있음을, 다음 종목에서는 예체능팀 모두가 새롭게 시작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한편, ‘우리동네 예체능’ 의 마지막 배드민턴 경기가 펼쳐졌던 24회의 시청률은 지난주보다 0.4%P 상승한 7.6%(닐슨 코리아 전국)를 기록했으며, 또 다른 시청률 측정 기관인 TNmS는 9.0%(전국)를 기록하며 동시간 프로그램 중 1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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