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주부인 김숙현(43)는 이번 추석이 두렵다. 수개월 째 팔꿈치 통증이 낫지 않고 더 심해지기 때문. 대가족 집안의 장손과 결혼한 김씨는 15년 차 주부로 집안 일과 음식 솜씨가 뛰어나고, 큰집 안행사도 남의 도움 없이 곧잘 치러 내 ‘주부 9단’ 소리를 듣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만 손목이나 팔을 움직여도 통증이 느껴져 집안 일을 제대로 할 수 조차 없는 지경이다. 그럼에도 명절이 임박해서 병원 치료를 시작하기도 여의치 않다. 김씨는 이번 추석 명절을 제대로 치를 수 있을까 걱정이다.
▶ ‘참다 보면 낫겠지’ 기대하다 적절한 치료 시기 놓치는 경우 많아 김씨는 지난 설 명절 이후부터 팔꿈치 통증이 심해졌지만 곧 낫겠지 하는 맘으로 참고 방치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 김씨처럼 심각한 통증이 있어도 살림과 육아로 적극 치료를 미루다 질환을 악화시키는 주부들이 허다하다. 치료가 두렵거나 큰 비용이 들까 봐 망설이는 경우도 있지만,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시간이 지나면 낫겠지 하는 마음으로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안형권 바른본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주부들 발병률이 높은 손목, 팔꿈치 관절 환자들 중에는 통증을 마냥 혼자 참다가 만성이 되어버린 후에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평소 가족들의 세심한 관심이 절실하다”고 조언한다.
▶ 과사용, 반복 손상으로 근육과 힘줄에 염증 생기며 발병 팔꿈치 바깥쪽에 통증이 생기는 테니스 엘보는 정확한 명칭이 외상과염이다. 팔꿈치 안쪽에 통증이 생기는 내상과염과 구분된다. 테니스 엘보라고 불리는 이유는 테니스 스윙 같은 운동이 이 질환을 잘 일으키기 때문이다. 즉 라켓 운동 같은 움직임이 많은 사람에서 주로 발생한다. 안 원장은 “팔꿈치에 힘주고 비트는 동작을 무리하게 반복하면 근육이 수축하고 인대가 늘어나거나 미세한 파열이 발생한다. 이로 섬유화나 염증이 유발된다. 이를 방치하면 조직이 불완전하고 비정상적인 상태로 굳어져 만성통증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테니스엘보는 초음파 검사나 전문의 진단을 통해 상태를 알 수 있다. 조기에 치료하면 상대적으로 간단한 치료가 가능하지만 만성통증으로 자리 잡은 후에는 치료가 더딜 수 있다. 보통은 소염제 투약과 물리치료, 운동치료 등으로 치료하다 효과가 높지 않은 경우 인대 강화 주사나 체외충격파(ESWT)를 통해 치료하게 된다. 만약 이 같은 치료로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염증조직을 외과적 수술로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최근에는 이 외과적 수술에 내시경이 활용되고 있다. 안 원장은 “대부분은 절개하여 수술하지만 내시경을 이용하면 근육의 손상이 거의 없고, 상처가 매우 작아서 회복이 빠르다”고 설명했다.
▶ 무리했을 땐 휴식, 온찜질 등으로 긴장 상태 풀어줘야 예방을 위해서는 무리한 후에도 또 다시 무리한 사용이 없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즉 적절한 휴식이 필요하며, 평소 온찜질 등을 통해 경직된 부위를 이완시켜 주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평소 가족들의 작은 증상에도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특히 쉴 틈 없이 관절을 무리하기 쉬운 명절 때라면 말이다
김태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