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최근 벌집 제거를 요구하는 119 신고건수가 크게 늘었지만 119의 도움이 불필요한 사소한 상황까지 출동을 요구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어 낭비를 초래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3일 서울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벌집 제거 구조 출동은 2006년 1779건에서 지난해 7451건으로 6년만에 5배가량 급증했다. 일 평균으로 따지면 4.9건에서 20.4건으로 늘어난 셈이다.
이를 장소별로 분류하면 주택 46.8%, 아파트 13.8%, 학교 5.8%, 빌딩 3.5%, 상가 2.2%, 산 2.2% 순서로 나타나 일반 시민들이 벌집 제거 요청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월별로는 8월 36.5%, 9월 21.6%, 7월 20.3%, 6월 6.9%, 5월 6.5% 순으로 출동이 잦았다.
올해만 해도 연초부터 지난 7월말까지 벌집 제거 구조 출동 횟수는 3392건에 달했다.
서울 구로소방서 관계자는 “한창 더울 때 만큼은 아니지만 9월인 요즘에는 하루 약 10건 정도 벌집 제거 구조 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벌집 제거와 같은 ‘생활밀착형’ 119 구조 요청이 잦아지다 보니 ‘황당한’ 요구까지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모 소방본부 상황실 근무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익명의 네티즌은 한 인터넷 게시판에 “벌 한 마리가 집에 들어왔는데 119가 와서 이걸 쫓아달라는 신고전화도 적지 않게 접수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한 마리 정도는 벌레 퇴치 스프레이로 처리해도 된다고 답변을 하면 ‘내가 벌에 쏘이면 당신이 책임질 거냐’라고 화를 내는 분들이 있다”면서, “이런 일까지 119 출동을 요청하게 되면 다른 급한 출동이 그만큼 미뤄지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한 소방서 구조대 관계자는 “실제로 아이 주먹 만한 크기의 작은 벌집을 제거하는 경우도 많고, 심지어 집 안에 벌이 한 마리 있는데 와서 쫓아달라는 요구에 출동한 경우도 있다”며 “우리는 상부에서 내려오는 출동 명령에 따라야 하기 때문에 출동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일부 시민들은 “엉뚱한 119 구조 요청을 막기 위해 119 출동 ‘유료화’라도 추진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