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혁명가 줄리언 어산지 영화속 주인공으로 등장 흥미진진 vs 자극적…의견 갈려

인터넷시대의 혁명가냐, 과대망상증 환자냐. 21세기의 밥 우드워드(미국 ‘워터게이트’를 폭로한 기자)인가, 인터넷 정보시대가 낳은 괴물인가.

폭로전문웹사이트를 운영하며 미국 국방부를 비롯한 전세계 주요국 기밀문서와 기업 비밀 등을 공개해 전세계에 파문과 충격을 몰고 왔던 위키리크스의 줄리언 어산지가 영화의 주인공이 됐다. 그의 감춰진 삶과 위키리크스 탄생 비화를 담은 미국 영화 ‘제 5계급’이 지난 5일 개막한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돼 논란을 일으키며 화제가 되고 있다. 한때 줄리언 어산지의 최측근이자 위키리크스의 초기 멤버였던 다니엘 돔샤이트 베르크의 논픽션 ‘인사이드 위키리크스’의 내용에 상당부분 기초하고 있는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 영화는 인터넷시대의 혁명가로 꼽히는 주인공의 어두운 이면을 그렸다.

이에 대해 주요 언론들은 “인터넷 시대의 정보와 언론에 관한 드라마”라는 호평과 “새로운 정보나 해석도 없이 흥미위주의 자극적인 내용만 담은 졸작”이라는 부정적인 평가가 엇갈렸다. 줄리안 어산지도 일찌감치 이 영화에 대해 극렬한 반감을 표했다. ‘반(反)위키리크스’의 보수적 영화라는 비판이다. 페이스북 창립자인 마크 주커버그를 그려 전세계적인 호평을 받았던 데이빗 핀처 감독의 ‘소셜 네트워크’를 빗대 ‘반(反)소셜 네트워크’라는 시각도 있다.

미국 연예전문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는 “위키리크스와 창립자에 대한 빌 콘돈 감독의 뜨겁고 흥미진진한 드라마로 이제까지의 어떤 작품보다 인터넷이 모든 것을 바꿔놓은 시대에 대해 밀도있는 스토리텔링을 보여줬다”고 찬사를 보냈다. 또 이 영화가 “성역없이 모든 것을 파괴하는 무제한의 정보 흐름이 과연 만사를 구원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담으며 줄리안 어산지가 밥 우드워드 같은 저널리스트인 체 하지만, 사실은 그의 정의감으로 포장돼 있는 것은 그의 콤플렉스라고 지적했다. 어린 시절 극우주의자와 어울렸던 어머니와 자신을 학대했던 양부에 대한 컴플렉스의 모든 권위를 파괴하려는 인성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반편 영화전문비평지 ‘버라이어티’는 반(反)위키리크스는 ”다만 자극적이기만 할 뿐, 어수선하고 과도하게 들떠있으며 정보도 빈약하고 설득력도 없으며, 정서적으로도 빈곤하다“고 혹평을 보냈다. 인터넷 시대의 이면을 보여주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영화를 통해 자신이 해오던 역할과는 반대로 ‘폭로 대상’이 된 줄리언 어산지는 영국배우인 주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오스트레일리아인인 자신의 발음을 흉내낸 것부터 문제삼기 시작해, 영화가 자신을 ’과대망상증 사이코패스’로 묘사한 ‘안티-위키리크스’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 영화는 북미지역에서는 10월 18일, 한국에선 11월에 개봉예정이다.

이형석 기자/